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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14 Civerous - Maze Envy 4
  2. 2024.04.13 Windfaerer - Breaths of Elder Dawns
  3. 2024.04.12 Boundaries - Death is Little More
  4. 2024.04.10 Hideous Divinity / Hour of Penance
  5. 2024.04.07 Figure Four - Suffering the Loss 2

Civerous - Maze Envy

LA의 Civerous는 연일 불빠따를 휘두르고 있는 20 Buck Spin의 새 데스둠 밴드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난립하다 못해 이제는 살짝 피곤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데스둠이고 또 Disembowelment 리바이벌이었다면 퀄리티고 나발이고 아마 가볍게 스킵..이었겠지만 이 밴드는 살짝 노선을 틀어 나름 신선한 면모를 보이는 밴드. 그렇다고 이들은 Autopsy나 Incantation스타일의 느적느적한 올드스쿨 데스를 구사하는것도 아니다..냉정히 얘기해서 클래식한 관점에서 볼때는 데스메탈로 분류하기도 살짝 미묘한 느낌이랄까. Chapel of Disease에게 느꼈던 이질감과 오히려 비슷한 느낌인데, 물론 올드팝과의 결합이라는 확실한 템플릿이 있었던 CoD와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지만 데스메탈의 옷은 입었는데 데스메탈의 결은 아닌..것이 비슷하단 인상. 이 밴드는 널찍한 공간감과 묘한 뉘앙스의 멜로디를 활용하는데 굉장히 능숙하다. 특히 바이올린이나 신쓰가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고 그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데 근래 뎃메럴계에 이 정도 완성도까지 구사한 팀이 얼마나 있었던가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만 그런만큼 고전적인 데스메탈로서의 리프메이킹이나 박진감같은 측면에선 꽤나 부족하게 들릴 여지도 있어보이긴 한다. 그럼에도 필요 최소조건 충족할만큼은 해준다고 생각되지만..여튼 야시꾸리한 뉘앙스의 뎃메럴에 흥미가 있다면 관심가져볼만한 괜찮은 신인. 근데 뻥 좀 보태서 올해는 20 Buck Spin에서 내주는 앨범만 들어도 즐겁게 지낼수 있을것 같군..취향 저격하는 사운드만 쏙쏙 골라서 내주는데 어디 뭐 감시카메라라도 달아놨나 조금 무섭다.

 

Windfaerer - Breaths of Elder Dawns

농담아니라 잘 나가는 앳모/웨스턴 블랙메탈러 Wayfarer와 진짜로 헷갈리는 뉴저지의 Windfaerer는 하필 음악적 색깔마저 업계 굴지의 절대자 Panopticon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뭔가 이래저래 상당히 억까를 당하는 팔자라는 느낌이다. 06년부터 활동해온 밴드니 사실 경력자체는 북미 블랙메탈 뉴웨이브-그딴게 있다면-세력중엔 꽤 고인물의 축에 드는 밴드이고 사실 실력도 상당한 뮤지션들인데 인지도와 대접은 바닥을 기고 있으니 구성원들이 자꾸만 다른 밴드를 파서 활동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Invierno는 자연주의적 색채의 앳모블랙밴드인 Seltar를, Michael Goncalves외 몇은 상당히 독한 테크데스/디소넌트 메탈밴드인 Replicant로 나름 호평을 받고있는데 Windfaerer의 활동은 어째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 뭐랄까..해봐야 좀처럼 인정을 못받으니 심정적으로 이해가 안되는건 아닌데 Windfaerer도 꽤 괜찮은 밴드긴 한데 말이지..

 

Windfaerer는 만만찮은 러닝타임의 포크/앳모블랙을 구사하는 밴드치곤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전개를 즐기는 편이다. 거기에 바이올린 주자가 정식멤버로 들어와있는 밴드다 보니 현악세션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이게 사실은 양날의 검이기도 한게 전작인 'Alma'까지만 해도 뇌절에 가까운 수준으로 사람 신경을 긁는 느낌이기도 했다. 거의 보컬과 1대1 수준으로 바이올린이 칼춤을 춰대서.. 21년작인 본작 'Breaths of Elder Dawns'에 이르러서야 이 밴드는 비로소 모든게 적정수위을 찾아 제 자리에 딱딱 들어간 느낌. 또 자연을 노래하는 포크메탈 밴드치고는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와일드함이 크게 떨어지고 너무 캐주얼하게 뽑힌 감이 있는데, 바꿔말하면 멜로디는 매우 귀에 잘 박히고 프로덕션도 적당하게 달달하니 거슬리는게 1도 없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언젠가부터 믹싱/마스터링 담당자에 Colin Marston의 이름이 엄청 자주 보이는데 특징이 강한 타입은 아니지만 세심하게 파트별로 소리를 잘 잡는 느낌. 어쨌거나 좋은 앨범이라 생각은 하는데 Replicant의 신보가 나온걸 보면 Windfaerer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듯..뭐 솔직한 말로 나도 Seltar나 Replicant의 곡들이 더 기다려지긴 해..

 

Boundaries - Death is Little More

주목할만한 신인 메탈코어 밴드로 이들을 소개한게 얼마 되지 않은거 같은데 Boundaries의 신보가 나왔다. 전작에 이어 1년반 정도의 텀이니 참 어지간히 곡이 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던 모양..ㄲㄲ 뉴페이스의 정력과 패기가 이래서 좋다. 신작은 '너무 모험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딴지가 살짝 걱정될 정도로 기존의 노선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 단지 전반적인 완성도와 디테일을 끌어올렸을뿐..멜로디 라인과 훅은 보다 명료해지고 악곡의 굴곡 또한 확실해서 드라이브감이 더욱 강해진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뭐 더 파워풀해졌고 더 멜로딕해졌고 더 캐주얼해진 아주 산뜻하고 귀에 쏙쏙 잘 박히는 쌍따봉 추켜주고싶은 메탈코어. 굉장히 캣치해진데다 실제로 곡들이 짧아지기도 해서 싱글 위주의 방향성같지만 앨범 전반적인 만듦새와 흐름 또한 일관성이 있고 상당히 타이트하다. 어찌 보면 이천년대 중후반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들이 취했던 갬성에 무게감을 확 실은 버전처럼 들리기도..딱 한가지 아쉬운건 드러머가 맡고 있는 클린보컬이 음색도 튀고 너무 돌발적으로 쓰이는 감이 있다는 점인데 이것도 사실 비중이 그리 큰 편은 아니어서 크게 거슬리진 않고..비슷한 성격의 사운드를 구사한 선배였던 Misery Signals의 전례를 비춰볼때 아티스트 지향의 프로기한 사운드로 가는건 그다지 세일즈에 도움되는 길은 아닌게 증명이 된거나 마찬가지니 결국 이쪽이 현명한 루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솜씨만 출중하다면야 메뉴는 신발을 튀긴게 아닌바엔 어떻든 아무래도 상관없는것..요 앨범은 당분간 귀에서 진물 나올때까진 들을것같다. 올해 결산 탑텐에는 무조건 집어넣을듯.

 

Hideous Divinity / Hour of Penance

Hideous Divinity - Unextinct

이태리 데스메탈이 뭐 따로 있는건 아니지만 Hour of Penance에서 파생된 모던 익스트림 메탈러들이 '씬'까진 아니더라도 일종의 세력을 형성할 정도로 강렬하고 견고한 아이덴티티를 갖추며 팬들의 확실한 지지를 얻어낸건 사실일것이다. Fleshgod Apocalypse가 그렇듯 Hideous Divinity를 이끌고 있는 Enrico Schettino역시 Hour of Penance의 초기 멤버 출신인데 사실 그래서 그런걸까 Hideous Divinity는 음악적 색깔 역시 Hour of Penance와 거의 다른게 없는데다 오랫동안 두 밴드의 믹싱/마스터링을 전담마크해온 Stefano Morabito(이 사람 역시 HoP멤버 출신)덕에 더더욱 그렇게 들렸고 냉정하게 보자면 살짝 하위호환..이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Hour of Penance에 비하자면 아무래도 '짭'이라는 인상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는데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충실한 앨범을 내놓는다 해도 연주적으로 더 무게감있는 인원들이 자리잡고 있는건 언제나 HoP쪽이었기 때문에..그나마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Hideous Divinity는 앨범을 발표할때마다 눈에 띄게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다는것. 그리고 짠것처럼 5년 공백이후 같이 컴백작을 내놓은 올해 신보 'Unextinct'에 이르러선 기어이 HoP에 판정승을 따낸 느낌이다. 'Unextinct'는 기존의 Hideous Divinity혹은 Hour of Penance사운드-이래도 상관없는게 솔직히 거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의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그 패턴을 다시 한번 답습하지만 최대한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사력을 다했다는 느낌이다. 아주 뜨겁고 격렬하지만 굉장히 풍성한 느낌. 곡을 진행하는 방식은 빡빡하고 첨예하지만 감성적인 코드를 놓치지 않는 점-멜로디컬하다고는 못하겠지만-도 상당히 영민하다.

 

 

 

Hour of Penance - Devotion

반면 Hour of Penance는 '지는 해'라는 느낌이 확 온다..비록 소속밴드들의 음악을 천편일률로 재미없게 만드는 병폐도 다소 있긴 하지만 대형레코드사들의 눈썰미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생각하는 편인데, 역시나 이렇게 될걸 읽었던걸지도 모르겠다..곡쓰는 능력이 있고 또 발전하고 있던 Hideous Divinity는 Century Media로, 다 때려부수는 괴물같은 스태미너를 자랑하던 Hour of Penance는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감소할뿐이니 Agonia로..라고하면 너무 비약이겠지. 그런데 'Sedition'을 정점이라 한다면 이후론 확실히 퐁당퐁당하긴 했었다. 'Misotheism'에선 또 반짝 살아나기는 했었는데.. 'Devotion'은 확실하게 별로다. 원래도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밴드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밋밋하고 단편적이다..개인을 탓하는것 같아 넘어가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게 HoP의 드러머는 대대로 Mauro Mercurio/Davide Billia/Simone Piras같은 정말 쟁쟁한 테크니션들이 활약하고 폭력성의 수위를 결정짓던 중요한 포지션-그리고 Marduk의 드러머와 더불어 업계 최흉의 인간분쇄 3D업종-인데 이번 Giacomo Torti는 글쎄..너무 평범한 스타일이 아닌가 싶은데 HoP의 드럼을 맡길수 있는것만 해도 실력이 없다고는 못하겠고. 드러머만 미친듯이 교체되는거부터가 사람갈아 버텨온 업보라는 생각. 곡이 심심한데 드럼까지 심심하니 더블심심 35분짜리 앨범이라는데 65분은 되는거같다. 적어도 'Cast the First Stone'보단 나으니 최악까진 아니지만..

 

Figure Four - Suffering the Loss

어디선가 음악을 좀 듣는다는 놈들조차 Comeback Kid를 '괜찮은 하드코어 밴드1' 정도로 묘사하는걸 보고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구나 혀를 내두른 기억이 있다. 라떼의 CBK는 똥볼 한번 차는법도 없는 그냥 멜로딕 하드코어의 통이자 그 자체로 장르와 치환되는 밴드였는데 말이지..하긴 'Wake the Dead'가 벌써 20년전 앨범이니 실시간으로 감동에 부랄을 떨던 틀딱과 박물관에 박제 구경하듯 하는 입장이 같을수는 없을것이다. 뭐 가는세월 한탄은 이쯤하고,

 

사실 CBK의 앨범들이야 워낙 많이 들었고 또 들을 예정이지만 이 앨범도 이렇게 오래 듣게 될줄은 몰랐다. CBK의 전신이라 해도 좋을 Figure Four다. CBK멤버들이 직전에 하던 밴드라니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너무나 판이한 사운드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Figure Four는 한마디로 무식하다. 같이 하드코어 펑크로 묶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CBK가 멜로디어스한 폭발력에 강점을 보이는 밴드라면 FF는 그냥 단순무식, 다이하드하고 꺼끌한 메탈릭 하드코어다. CBK가 탁 트인 질주감 위주의 음악이라면 FF는 그저 떡메질이나 어깨빵..Andrew Neufeld의 보컬 역시 CBK의 전임보컬 Scott Wade보단 훨씬 거친 보컬이긴 했지만 적어도 싱잉을 한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여기선 그딴거 없다. 거의 거트럴 보이스 직전의 전형적인 걸쭉한 빗다운 하드코어 보컬..CBK에서 리드보컬을 맡은 이후론 밴드의 색깔 역시 한결 터프해지기도 했는데 FF의 멤버들이 섞여있던 밴드였는걸 감안하면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솔직히 말해 Scott Wade보단 이미 훨씬 뛰어난 보컬리스트였다 생각되는데 왜 처음부터 보컬을 맡지 않았던건지는 조금 의문.. 'Suffering the Loss'는 FF의 마지막 앨범이었는데 당시의 나로선 유일하게 구할수 있는 앨범이었고 차후에 접해본 전작들은 내용을 떠나 레코딩이 영 별로라 이걸 듣고 있어야하나,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탓에 본작이 유일하게 듣는 앨범이 되었다. 내심 재결성을 바라기도 하지만 이젠 CBK에 역량을 집중하기에도 벅찰 연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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