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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6
Cronos (1963-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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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03 Noctule / Critical Defiance
- 2026.10.03 Sněť / Contrastic
- 2026.09.25 Anthrax - Cursum Perficio 4
- 2026.09.24 Placebo - Placebo Re:Created
Cronos (1963-2026)

Conrad 'Cronos' Lant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생각보다 많은 나이도 아닌것에 n번째 금연시도중인 아저씨는 서늘함을 느낀다. 내게도 인공호흡기를 물고 죽음의 공포에 떨 시간이 찾아오겠지..Venom은 어쨌든 특이한 밴드였다. B급이라 불러주는것도 황송할 지경인데 그걸 영원히 반복한 엉망진창인 밴드였음에도 후대에 행사한 영향력은 막대했다. 심지어 블랙메탈의 명명권을 이 작자들이 소유하고 있던것 역시 팬들의 심사를 긁던 일이었을지도..미우나고우나 현대 익스트림 메탈밴드들의 유전자 절반 이상이 이들에게서 나왔다. 메탈판을 마계유희로 만든 결정적인 주범이자 못난 아버지였던 자의 명복을 빈다.
Noctule / Critical Defiance

Noctule - Extinguish Thy Flame
벌이도 시원찮고 더 해도 뭐가 나올거같지 않다며 쿨하게 Svalbard를 해체했지만 Serena Cherry는 음악을 접을 생각은 없어보인다. 어설픈 구석은 있었지만 몽글몽글 예쁜 블랙..메탈을 선보였던 솔로 프로젝트 Noctule의 신작은 예상 외로 패기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뭐랄까 너무 급격하게 아이덴티티를 내다버린건 아닐까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화려한 톤으로 갈아입었다. 뭐 이것도 하다보니 자신이 생겼는지도..화사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그놈의 게임 테마-이번엔 엘든링을 하다 영감을 얻었다나-정도를 제외하면 꽤나 달라진 격렬하고 정교해진 느낌의 사운드. 나는 전작의 다소 생뚱맞은 에겐 블랙이 더 유니크하고 어울렸다고 생각하는지라 이 앨범의 잘 만들어진 공산품 분위기가 썩 맘에 들진 않는다. 이러다 게임 음악 제작자 같은걸로 전직을 해버리는건 아닐지..차라리 그 쪽이 상업적 성공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게 웃픈일이지만.

Critical Defiance - Rivers of Blood
이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듯한 남미스래쉬의 간판 Critical Defiance의 신작. 갈수록 레코딩이 후줄근해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스래쉬 본질의 피바다에 뛰어든듯한 패기넘치는 커버아트에 상당한 기대감을 품었으나 앨범의 성격은 반대다. 아마도 밴드 역사를 통틀어도 남미 특유의 끈적하고 애수 띤 멜로디 감각이 가장 고감도로 발휘된 사운드가 아닌가..하지만 벌써 네번째 앨범이고 지루하다고까진 못하겠지만 익숙한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어쩐지 신선함이 떨어지는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뭐 사소한 이슈들은 제쳐두고라도..여전히 유니크하고 매력적인 밴드인것도 사실. 세심하게 짜여진 리프들과 에너지 넘치는 질주와 테크닉, 감각적인 멜로디까지 여전히 매우 탄탄하게 융합되어있다.
Sněť / Contrastic

Sněť - V Bažinách Vědomí
18년에 결성된 체코 데스밴드의 두번째 앨범. 매번 느끼지만 Dark Descent 얘넨 참 이런 애들 잘도 뒤져서 줏어온다..창의적인 미치광이들을 줄곧 배출해온 체코씬이지만 이들은 Autopsy, Undergang등을 단번에 떠올리게 하는 노골적이고 전형적인 올드스쿨을 지향하는걸로 보인다. 꿉꿉한 지하실 분위기도 ok, 저돌적이고 심플한 사운드의 박력 또한 충분한 합격점을 줄만하긴 한데..좀 도드라지는 포인트가 없다. 특별하게 거슬리는 점도 없고 개성까지 바라지도 않지만 뭐랄까 절묘하게 75-80점쯤에서 멈춘 느낌..나쁘진 않지만 아직은 만개하지 못한 풋내나는 단계로 봐야할것 같다. 병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화해 잔혹함의 강도를 대폭 높이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해보인다.

Contrastic - Contrastic
물량의 측면에서 보자면 메인급이라 보긴 힘들지만 체코 출신 밴드들의 위용을 보자면 뭐랄까 국가 단위로 또라이 유전자라도 가지고 있는걸까 싶다. Lykathea Aflame, Master's Hammer, !T.O.O.H!, Cult of Fire등 기존의 방법론을 뿌리부터 흔드는 초현실주의자들이 연속해서 튀어나오는걸 설명할만한 논리가 없다. Contrastic의 이 데뷔작은 모든 야리꾸리한 현대 데스그라인드의 직계조상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것이다. 그라인드, 피아노, 펑크, 재즈, 일렉트로닉스 그리고 뭘 어쩌자는건지 영문을 알수없는 약간의 유머감각까지..지금에 와선 그렇게 신박하게 느껴질만한 속성의 사운드가 아니라 할수도 있겠지만, 이게 2000년에 등장했다는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작 이후 20년간 잠적했다가 홀연히 멋진 컴백작을 가져온것 또한 종잡을수 없는 신선같은 행보..
Anthrax - Cursum Perficio

나는 확실한 스래쉬 팬이지만 딱 잘라 말해서 Anthrax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의미야 없다지만 대체 무슨 근거로 그 많은 명밴드들을 제쳐두고 Big4의 말석을 자처하는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Among the Living'말고 뭐가 있냐는 꼬운 심정, John Bush를 빨아먹고 내치는 구역질나는 방식이나 그 자리를 지상 최악의 보컬리스트 Joey Belladonna가 채우고 있는 이유 등에서다. 물론 사사로운 악감정과 별개로 뚜렷한 족적을 가진 대형밴드인것조차 부인하는건 어렵겠지만..걍 그렇다는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인성적인 면에서 잡음이 없는 메탈 뮤지션이야말로 희귀종이긴 하니 어거지는 맞다.
어쨌건 10년만에 새 앨범 'Cursum Perficio'가 발표되었다. 라틴어로 여정을 마무리하다..정도의 의미라는데, Charlie Benante의 발언에 따르자면 딱히 마지막 앨범인건 아니라고는 하나 앨범의 스근하게 회한에 잠긴듯한 분위기는 뭐랄까..마지막 앨범이 될 가능성이 꽤 높아보인다. 평균나이 환갑을 넘긴 멤버들의 연배를 감안하면 이젠 물리적으로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앨범의 에너지와 풍성한 악곡은 확실히 말년기의 팬서비스 정도에 그치는 맥빠지는 사운드들과는 결이 다른건 사실. 전성기 스래쉬의 비중을 높였지만 후반기 헤비메탈 엣센스와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연주의 활기 역시 막차의 느낌은 아니다. 개똥 그 자체던 벨라도나의 보컬은 나이먹고 힘이 빠지니 오히려 듣기에 거슬림이 덜해진듯한..엄밀히 후반기 줄곧 고수해왔던 Anthrax표 헤비메탈의 연장선에 있기는 한데, 이 정도로 튼실하고 품격있는 사운드를 들려준 베테랑 밴드가 얼마나 있었나 생각해보면 인정할수밖에 없다. 방구석 오타쿠 따위가 평가절하할 짬은 아닌것..
Placebo - Placebo Re:Created

업계의 유행과도 같은 리마스터인지 리메이크인지 하여간 그걸 Placebo도 했다. 올해로 꼭 30년차가 된 작품이니 그럴만한 자격은 충분하다 싶다. 노하우의 부족으로 인해 발표 당시엔 뜻한바를 다 표현하지 못한 관계로 꽤 신경써서 작업했다는게 본인들의 의견. 단순히 음질을 개선하는것보다 기타나 신쓰를 추가하는등 좀 더 살을 붙인 버전이라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주의깊게 듣지않으면 원작과의 차이가 그리 크게 와닿진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생명력있는 앨범을 한동안 내지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잊고 산 시간이 많은 밴드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무척 좋아하는 밴드였다. 브릿팝/얼터록/글램/펑크 등의 성분을 교묘하게 배합했다거나 하는 그럴듯한 이유와 별개로 Placebo 고유의 사운드는 참 뭐랄까..나에겐 노스탤지어를 굉장히 자극하는 묘한 밴드다. 에겐력 넘치는 울적한 멜로디와 Brian Molko의 간드러지는 중독적인 보컬, 뜬금없이 파워풀한 리듬섹션까지 매력적인 포인트가 무척 많았다. 리메이크 버전은 대체로 풍성하고 현대화된 사운드를 선보이는데..원작의 쟁글한 맛이 약해진게 싫은 팬들도 있긴 하겠다. 발표 당시엔 젠더 이슈를 다룬 '선정적'인 가사와 기괴한 몰골 같은 부분이 꽤나 화제가 되었다는 썰도 듣긴 했는데, 음악을 이렇게 하는데도 그딴게 이슈가 된다는게 생각해보면 웃픈 일이다. 아무튼간에 정말 오랜만에 듣는데도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