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tal Decay - Forensic

뎃메럴이라면 덮어놓고 좋아하고 보는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슬램이나 꿀꿀이가 극심한 불탈데스 스타일은 비교적 애정도가 약하긴 했다. 특히 슬램같은건 아예 거들떠도 안보던 최악의 형태의 음악도 아닌 무언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으니까. 요즘은 어째선지 꽤 즐겁게 듣게 되었고 생각보다 들을만한 슬램을 하는 밴드도 더러 있다는걸 알게 되었지만 예전엔 그냥 소름끼칠 정도로 싫어서 한번 들어보는것조차 안되었으니 뭐.. 뉴저지의 Mortal Decay는 91년에 결성된 거의 화석에 가까운 고인물 불탈/테크데스 밴드인데 개인적인 기억으론 상당히 싫게 들렸던 꿀꿀이에 데뷔작인 'Sickening Erotic Fanaticism'의 절레절레하게 만드는 커버 이미지가 지레 '이딴건 더 들을 필요가 없다'는 선입견을 뇌리에 박아주었던지라..하여간 그런식의 뇌내 분류를 거쳐 기억에서 지웠던 밴드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밴드의 이름이 더 자주 목격되는 괴현상이 감지되었다. 아직 활동중인 밴드고 앨범을 많이 내진 못했지만 적어도 넷상에서의 뎃메럴팬들은 이 밴드에 대해 아주 꾸준하게 호평하고 있다는 느낌..

 

02년작이자 이들의 두번째 앨범인 'Forensic'은 내 기억이 어느 단계부터 잘못 되었던건지 한탄하게 만드는 놀라운 브루탈/테크데스다. 이들의 음악은 간단히 말해 딱 떠오르는 밴드들이 있다. Cryptopsy와 Necrophagist.. 그시절의 데스메탈이 다 그렇듯 Morbid Angel과 Death를 떠올리게 하는 기본코스 리프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 밴드는 올드스쿨보다는 오히려 재즈적인 터치들과 재기발랄한 구성들을 엮어넣는 솜씨가 출중하고 또 즐기는 느낌이다. 강도높은 꿀꿀이도 가능하지만 현란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Johnny Paoline의 다채로운 보컬 역시 Lord Worm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석이 분명 있고..홀린듯이 듣게되는 다이나믹한 구성의 곡들과 무자비하지만 맛깔스러운 연주력은 초기 Necrophagist를 저질 기름에 튀겨낸듯한 느낌. 물론 사운드적으로는 Suffocation이나 Dying Fetus, Defeated Sanity같은 동향의 업계 동료들이 훨씬 가깝겠지만 묘하게 Necrophagist의 현학적인 요소들을 닮은게 아주 흥미롭다. 사실 아주 직접적인 유사품인 Cryptopsy같은 밴드가 있었기는 하고 또 다소 하위호환에 가까운 느낌이었긴 했지만 후발주자였단 이유로 이 정도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면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것은 좀 이해하기 힘들다. 정말 오랜기간 활동하면서 정규작을 몇개 내지도 못했고 현재 소속된 Comatose도 Kraanium이나 Dehumanized등이 소속된 나름 나쁘지않은 레이블이라 해도..파이가 워낙 손바닥만한 업계다 보니 정말 1,2등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것..은 새삼스런 얘기라 시간 낭비겠군. 그러게 커버아트 좀 성의있는걸 썼으면 나라도 진작 들었을거 아니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