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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8:07:06 Soilwork - The Living Infinite
  2. 2025.04.18 Hellix - Montage
  3. 2025.04.13 Ulver - Bergtatt : Et eeventyr i 5 capitler 2
  4. 2025.04.12 Arch Enemy - Blood Dynasty
  5. 2025.04.11 Warfield - With the Old Breed

Soilwork - The Living Infinite

Verkligheten랑 그 뭐시기..하여간 Soilwork가 Night Flight Orchestra의 활동에서 영감을 얻은듯한 AOR(밴드 포맷에서 나오는 음악중에 가장 싫다)스타일의 헤비메탈로 노선을 틀은 이후에도 그닥 아쉽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로 멜로데스 포맷으로 할건 다 했다는 느낌 때문일것이다. 더이상 우릴것도 없는 뼉다구를 주무르는것보다야 차라리 다른 시도를 하는게 백번 나은 일일터..물론 AOR쪽은 한곡도 다 듣기 싫을 정도로 몸서리가 쳐지는지라 Soilwork아닌 다른 누가 한다해도 1초도 들을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뭐 평이 나름대로 괜찮은걸 보면 Soilwork는 그건 그것대로 잘 소화해냈는갑다 하고 만다.

 

'Living Infinite'와 'Ride Majestic'모두 밴드의 방대한 멜로데스 에라를 마무리하는 큼직한 굿바이홈런으로 손색이 없지만 역시 본작의 위엄이 강렬하다. 무려 더블앨범으로 때려박은 Soilwork표 코어-멜로데스 한사바리. 코어나 뉴메탈 성분을 일찌감치 받아들인 선봉장인만큼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왈가왈부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소리고..더블앨범은 간혹 보이긴 하지만 사실 뮤지션의 에고가 폭발해 필러트랙을 줄줄 깐 딸딸이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제대로 된 앨범을 만나기가 힘든데, 이 앨범은 다르다. 전혀 지루함이 없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 많은 곡들이 균등한 완성도를 가지고있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악상을 토해내는 파라오의 딸딸이와 같은 신성한 타입의..는 됐고, 새로운건 전혀 없지만 후기 Soilwork특유의 캐주얼한 그루브와 풍성하고 명료한 멜로디라인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집대성된 대밴드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축포. 오랫동안 곡을 써온 Peter Wichers가 나간 후에도 곡의 상태에 흔들림이 없다는 점도 좋다. 뭐 작곡 따위 원체 이놈저놈이 하던 밴드긴 했지만..완전히 미쳐날뛰는 Bjorn Strid의 감동적인 칼춤 역시 잊기힘든 명연이다. 이 앨범이 나온것도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가끔 꺼내듣는건 이거랑 'Figure Number Five'뿐이다.

 

Hellix - Montage

Hellix는 쪽국 테크-스래쉬/아방가르드 메탈밴드다. 23년 앨범인 본작이 데뷔작인 완전 신삥에 보컬과 베이스를 맡은 나오키 카네코란 청년의 사실상 1인밴드고 나머지 멤버들은 전부 게스트라는데..입이 떡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있는게 살짝 충격이다. 이 밴드는 꽤 정통파 스타일의 테크니컬 스래쉬도 괜찮게 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쪽본 특유의 괴이한 갬성을 매스코어/노이즈코어에 잘 담고 있는데다 그걸 대단히 매끄럽게 스래쉬에 결부시키고 있다. 곡마다 예측불허한 전개가 계속 튀어나오는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스무스하다. 섬세한 테크닉도 듣는 재미가 있고 아무래도 드럼머신을 쓴듯한 드럼이 최초엔 상당히 거슬리는데 이게 듣다보면 사운드의 괴악한 갬성을 살려주기도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엑스페리멘탈'한 부분을 꽤나 가지고 있는 사운드지만 어쨌든 테크니컬한 스래쉬로 들리게 하는 오묘한 밴드라고 할까..데뷔작에 이런걸 담고있다니 놀라지 않을수가 없는데 한편으론 일찌감치 장인의 레벨을 보여주는 밴드들이 곧 자신만의 세계로 가 요상한 길로 빠지는 전례들을 보면 앞으로도 이런걸 할 생각이 있을지 좀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뭐 그마만큼 앨범이 끝내준다는 말.

 

Ulver - Bergtatt : Et eeventyr i 5 capitler

Ulver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확실히 아니다. 올드보이는 환장하지만 박찬욱을 좋아하진 않는것처럼..일찌감치 포크나 트립합, 앰비언트/신스팝으로 눈을 돌렸으니 메탈팬들에게 Ulver에 대한 언급이 적은것도 당연한 일일터. 나이를 먹을수록 메탈돼지 성향이 완고해지는 내 입장에선 더더욱..하지만 그럼에도 블랙메탈의 바리에이션을 크게 잡아 늘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초기 Ulver의 공을 간과하긴 힘들것이다. 특히나 데뷔작인 이 앨범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Ulver의 작품이기도 하다.

 

블랙메탈 리프들과 어쿠스틱을 동반한 서정성, 아름답고 파퓰러한 멜로디라인 등 지금에 와서 보면 이 앨범의 작법은 상당히 흔한 패턴이라 생각될수 있겠지만 95년이란 발매시기를 감안하면 이들이 바로 그 스타일을 제시한 장본인들이란(최초라고 당당히 우길수가 없는건 내가 그 시기의 블랙메탈을 잘 모름)점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보인다. 블랙 메탈의 삵쾡이 보컬과 몽환적인 클린보컬을 제 방 문지방 넘나들듯 하는 Kristoffer Rygg의 보컬 역시 대단히 인상적이고 말이다. 무엇보다 포크메탈이 됐건 페이건블랙이 됐건 이런걸 블랙에 섞어도 꽤 멋지구나,하는 어떤 영감을 주기 충분한 사운드가 아니었을지? 멀리보면 블랙게이즈 역시 이 앨범의 강한 영향을 받았거나 못해도 이게 아니었으면 등장시기가 훨씬 늦춰졌을것이라 한다면 조금 비약인가? 뭐 이들을 블랙메탈의 범주에 넣는것조차 꺼려하는 블랙 대원군들이 아직도 잔존하고 있을게 분명하지만 말이지..내가 보기엔 이 앨범의 문제는 딱 두가지인데 1.밴드가 두번 다시 이런 앨범을 만들지 않았다는것과 2.너무 짧다는것이다.

 

Arch Enemy - Blood Dynasty

'Deceivers'를 들으며 이제 이 밴드도 끝이 보이는구나란 생각을 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진 않았다. 간만에 커버아트가 살발한 느낌이라 파워로 조져볼려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생각보다 영리하게 어떻게든 한 장 떼워냈다..란 느낌. Arch Enemy가 어쩌고 저쩌고는 생략하고, Michael Amott이 쌍팔 헤비메탈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는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것이고 그 엣센스들을 항상 AE의 사운드에 녹여오긴 했지만 이번만큼 수면 위로 떠오른건 처음인것 같다.

 

말인즉슨 전형적인 AE식의 멜로데스 포맷으론 더이상 뽑아낼 이렇다할 레파토리가 없다고 봐도 좋을지? 신작은 그런면에서 명암이 아주 뚜렷하다. 달리는 멜로데스곡들은 엄청나게 지루하고 밋밋해 스킵없이 완주하기도 힘들 지경이지만 쌍팔 엣센스를 가득 머금은 곡들은 꽤 활기도 있고 신나게 즐길만하다. 오히려 타격감좋은 쌍팔메탈로 아예 컨셉을 잡고 싹 다 저질러버렸으면 훨씬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존심인지 뭔지 멜로데스의 끈을 놓지 않은 바람에 전반적으로 밋밋하고 어정쩡한 앨범이란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킬링타임용으로 그럭저럭일수 있겠지만 뭘 하고자 했는지 모르겠다 욕을 먹어도 딱히 할말은 없을..'Khaos Legions'나 'Doomsday Machine(뭐 개인적 생각)''Will to Power'같은 라인업보단 낫다 생각되니 최악은 면했고 새로운 방향에 대한 가능성을 어느정도 확인할수 있었으니 그 점을 위안으로 삼는게 좋지않을까 싶으요..아 그리고 Alissa White-Gluz의 보컬을 욕하는 사람들이 좀 보이는데 내 생각엔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하는건 알리사의 다채로운 보컬뿐이다. 애초에 독재자 아못의 승인없이 알리사가 좆(없음)대로 노래하는게 가능할것 같은지? 제프 루미스를 10년 데리고 있으면서 곡 하나를 안 받은게 마이클 아못이다. AE의 모든 문제는 뭐가 됐든 그 아저씨 탓 맞음.

 

Warfield - With the Old Breed

한숨만 푹푹(대체로) 나오는 올해 메탈 신작들 틈바구니에서 뜻밖에 괜찮은 신인이 튀어나왔다. 2012년에 결성한 밴드를 신인이라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두번째 앨범인데다 엄청나게 젊은이들이니 걍 신인이라 치자. 독일에서 온 콤팩트한 스래쉬 3인조 Warfield의 신작. 전작 이후 7년이나 걸렸다..이 친구들은 원리원칙에 집착하는듯한 정석적인 올드스쿨 스타일의 스래쉬를 구사하는 팀이다. 유행이라고까지 하기엔 민망하지만 젊은 스래쉬 밴드들 상당수가 펑크 향이 가미된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의미에서 이런 사운드는 꽤 신선하게 들리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신선한 스타일이 아니기는 하지만..Forbidden, Kreator, Destruction등을 대번에 떠올리게 하는 바로 그 작법에 아주 충실하다고 할까. 오밀조밀한 리프들과 절도있고 패기넘치는 에너지..적당한 멜로디 센스까지 사운드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호감 일색인 반면 지나치리만큼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는점이나 폭주해야할 스피드를 일정선에서 딱 자르고 절제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주는건 또 조금 아쉬운 면. 하지만 이제 커리어의 시작단계에 있는 밴드인걸 감안하면 이 정도면 굉장히 감사한것 역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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