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439건

  1. 2024.04.19 Benighted - Ekbom
  2. 2024.04.18 Alpha Wolf - Half Living Things
  3. 2024.04.14 Civerous - Maze Envy 4
  4. 2024.04.13 Windfaerer - Breaths of Elder Dawns
  5. 2024.04.12 Boundaries - Death is Little More

Benighted - Ekbom

밴드가 너무 꾸준한 국밥이라 극강의 안정감과 신뢰는 주지만 어떤 기대감이나 호기심은 전혀 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음악이 크게 망하는것도 '변화'라면 변화일수 있을터 불란서의 불탈/데스그라인드 명가 Benighted는 그조차도 없는 기복 제로의 맛집이라 도통 실망을 주는 법이 없는 밴드지만 내오는 요리는 늘 먹던 그 맛에서 벗어나지도 않으니 뭐 'Ekbom'에 대한 기대감도 으레 맛나겠거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상당히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한 일이다..이들이 구사하는 지독한 스타일의 음악은 그렇게 오랜시간 텐션을 유지하기도 쉽지않을뿐더러 이들은 특히나 아기자기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스타일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 굉장히 밀도있고 재기발랄한 구성의 곡들을 꾸준히 써왔다. 뉴메탈이나 조금 심하게 말해서 댄스곡으로 착각될 정도로 극도로 모던한 그루브를 무자비한 브루탈 사운드와 태연하게 접목하고, 성인 ADHD환자의 머릿속이 이렇지않을까 싶은 정말 러닝타임 내내 1초도 쉬지않고 롤러코스터를 태우는 말초적이고 신나는 환장유희같은 앨범들만 주구장창 찍어온 명밴드.. 'Ekbom'의 감상평은 사실 별거없다. 이미 데뷔 20년이 훌쩍 넘었고 원년멤버는 이제 보컬 Julien Truchan밖에 남지않은 테세우스의 배 상태에..솔직히 좀 별로여도 그러려니 할수 있단 생각이었는데 이 앨범은 그냥 지금까지 Benighted의 모습 그대로 오밀조밀 개박살내주는 앨범이다. Aborted가 친우들의 화력시범 파워를 빌리는 꼼수를 썼다면 이들은 어떻게 처음과 똑같이 이럴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든 수준..그냥 Benighted의 최전성기는 오늘이어서,란 말밖에.

 

Alpha Wolf - Half Living Things

은근히 이런저런 괜찮은 밴드가 제법 나오는 호주에선 특히 다양한 메탈코어가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인데 비교적 업계의 터줏대감이라 할만한 Parkway Drive부터 해서 아주 노골적이고 유치한 팝메탈코어 밴드인 Make Them Suffer라던가 조금은 결이 다르지만 두말할 필요없는 최고의 밴드들인 Voyager와 Thornhill, 졸렬한 씨발놈들이긴 하나 어쨌든 데스코어 중견급은 되는 Thy Art is Murder등에 이르기까지 스타일 또한 상당히 다양하기도 한데 여기 Alpha Wolf도 나름 핫한 신인이라고..

 

Alpha Wolf는 13년에 결성한 밴드니 보기보다 경력이 상당히 있는 '뉴메탈코어' 밴드다. 말인즉슨 적당히 놀기좋고 캣치한 메탈코어일수도 있고 무게감있는 뉴메탈일수도 있는 뭐 그런 MZ한 느낌의 사운드..조금 흔한 느낌이긴 하지만 분명 나쁘진 않다. 댄서블하지만 타격감은 있고 가볍지만 너무 날티나진 않고 적당히 즐기기에 괜찮은 느낌이긴 한데..근래 괜찮다고 하는 신인 뉴메탈/코어 밴드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을 이 밴드에게서도 또 한번 느끼는건, 사운드를 제조하는 솜씨에 비해 보컬이 평범해도 너무 평범하다는것.. 특히 이런 가볍고 대중친화적인 사운드일수록 프론트맨의 흡인력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대충 생각해봐도 실력 유무 이전에 Jonathan Davis/Chino Moreno/Fred Durst/Serj Tankian/Corey Taylor같은 슨배 보컬들의 개성과 존재감과 비교해보면 후대의 인재풀이 너무 미약하다는 생각..아니면 그 시절 뉴메탈 씬에 난 놈들이 많았던걸까. 근래엔 Slaughter to Prevail의 Alex Terrible정도가 폭발력이 있는 거의 유일한 자원 아닐까 싶은데 얘는 하필 또 러시아 밴드..뭐 내가 고민할 일은 아니고 적당히 듣고 치우면 될일이겠다만. 그나저나 냉차 아재 얼굴보니 반갑긴 한데 Body Count신보는 언제 나오는거유?

 

Civerous - Maze Envy

LA의 Civerous는 연일 불빠따를 휘두르고 있는 20 Buck Spin의 새 데스둠 밴드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난립하다 못해 이제는 살짝 피곤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데스둠이고 또 Disembowelment 리바이벌이었다면 퀄리티고 나발이고 아마 가볍게 스킵..이었겠지만 이 밴드는 살짝 노선을 틀어 나름 신선한 면모를 보이는 밴드. 그렇다고 이들은 Autopsy나 Incantation스타일의 느적느적한 올드스쿨 데스를 구사하는것도 아니다..냉정히 얘기해서 클래식한 관점에서 볼때는 데스메탈로 분류하기도 살짝 미묘한 느낌이랄까. Chapel of Disease에게 느꼈던 이질감과 오히려 비슷한 느낌인데, 물론 올드팝과의 결합이라는 확실한 템플릿이 있었던 CoD와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지만 데스메탈의 옷은 입었는데 데스메탈의 결은 아닌..것이 비슷하단 인상. 이 밴드는 널찍한 공간감과 묘한 뉘앙스의 멜로디를 활용하는데 굉장히 능숙하다. 특히 바이올린이나 신쓰가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고 그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데 근래 뎃메럴계에 이 정도 완성도까지 구사한 팀이 얼마나 있었던가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만 그런만큼 고전적인 데스메탈로서의 리프메이킹이나 박진감같은 측면에선 꽤나 부족하게 들릴 여지도 있어보이긴 한다. 그럼에도 필요 최소조건 충족할만큼은 해준다고 생각되지만..여튼 야시꾸리한 뉘앙스의 뎃메럴에 흥미가 있다면 관심가져볼만한 괜찮은 신인. 근데 뻥 좀 보태서 올해는 20 Buck Spin에서 내주는 앨범만 들어도 즐겁게 지낼수 있을것 같군..취향 저격하는 사운드만 쏙쏙 골라서 내주는데 어디 뭐 감시카메라라도 달아놨나 조금 무섭다.

 

Windfaerer - Breaths of Elder Dawns

농담아니라 잘 나가는 앳모/웨스턴 블랙메탈러 Wayfarer와 진짜로 헷갈리는 뉴저지의 Windfaerer는 하필 음악적 색깔마저 업계 굴지의 절대자 Panopticon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뭔가 이래저래 상당히 억까를 당하는 팔자라는 느낌이다. 06년부터 활동해온 밴드니 사실 경력자체는 북미 블랙메탈 뉴웨이브-그딴게 있다면-세력중엔 꽤 고인물의 축에 드는 밴드이고 사실 실력도 상당한 뮤지션들인데 인지도와 대접은 바닥을 기고 있으니 구성원들이 자꾸만 다른 밴드를 파서 활동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Invierno는 자연주의적 색채의 앳모블랙밴드인 Seltar를, Michael Goncalves외 몇은 상당히 독한 테크데스/디소넌트 메탈밴드인 Replicant로 나름 호평을 받고있는데 Windfaerer의 활동은 어째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 뭐랄까..해봐야 좀처럼 인정을 못받으니 심정적으로 이해가 안되는건 아닌데 Windfaerer도 꽤 괜찮은 밴드긴 한데 말이지..

 

Windfaerer는 만만찮은 러닝타임의 포크/앳모블랙을 구사하는 밴드치곤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전개를 즐기는 편이다. 거기에 바이올린 주자가 정식멤버로 들어와있는 밴드다 보니 현악세션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데 이게 사실은 양날의 검이기도 한게 전작인 'Alma'까지만 해도 뇌절에 가까운 수준으로 사람 신경을 긁는 느낌이기도 했다. 거의 보컬과 1대1 수준으로 바이올린이 칼춤을 춰대서.. 21년작인 본작 'Breaths of Elder Dawns'에 이르러서야 이 밴드는 비로소 모든게 적정수위을 찾아 제 자리에 딱딱 들어간 느낌. 또 자연을 노래하는 포크메탈 밴드치고는 전반적으로 사운드의 와일드함이 크게 떨어지고 너무 캐주얼하게 뽑힌 감이 있는데, 바꿔말하면 멜로디는 매우 귀에 잘 박히고 프로덕션도 적당하게 달달하니 거슬리는게 1도 없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언젠가부터 믹싱/마스터링 담당자에 Colin Marston의 이름이 엄청 자주 보이는데 특징이 강한 타입은 아니지만 세심하게 파트별로 소리를 잘 잡는 느낌. 어쨌거나 좋은 앨범이라 생각은 하는데 Replicant의 신보가 나온걸 보면 Windfaerer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듯..뭐 솔직한 말로 나도 Seltar나 Replicant의 곡들이 더 기다려지긴 해..

 

Boundaries - Death is Little More

주목할만한 신인 메탈코어 밴드로 이들을 소개한게 얼마 되지 않은거 같은데 Boundaries의 신보가 나왔다. 전작에 이어 1년반 정도의 텀이니 참 어지간히 곡이 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던 모양..ㄲㄲ 뉴페이스의 정력과 패기가 이래서 좋다. 신작은 '너무 모험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딴지가 살짝 걱정될 정도로 기존의 노선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 단지 전반적인 완성도와 디테일을 끌어올렸을뿐..멜로디 라인과 훅은 보다 명료해지고 악곡의 굴곡 또한 확실해서 드라이브감이 더욱 강해진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뭐 더 파워풀해졌고 더 멜로딕해졌고 더 캐주얼해진 아주 산뜻하고 귀에 쏙쏙 잘 박히는 쌍따봉 추켜주고싶은 메탈코어. 굉장히 캣치해진데다 실제로 곡들이 짧아지기도 해서 싱글 위주의 방향성같지만 앨범 전반적인 만듦새와 흐름 또한 일관성이 있고 상당히 타이트하다. 어찌 보면 이천년대 중후반 이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들이 취했던 갬성에 무게감을 확 실은 버전처럼 들리기도..딱 한가지 아쉬운건 드러머가 맡고 있는 클린보컬이 음색도 튀고 너무 돌발적으로 쓰이는 감이 있다는 점인데 이것도 사실 비중이 그리 큰 편은 아니어서 크게 거슬리진 않고..비슷한 성격의 사운드를 구사한 선배였던 Misery Signals의 전례를 비춰볼때 아티스트 지향의 프로기한 사운드로 가는건 그다지 세일즈에 도움되는 길은 아닌게 증명이 된거나 마찬가지니 결국 이쪽이 현명한 루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솜씨만 출중하다면야 메뉴는 신발을 튀긴게 아닌바엔 어떻든 아무래도 상관없는것..요 앨범은 당분간 귀에서 진물 나올때까진 들을것같다. 올해 결산 탑텐에는 무조건 집어넣을듯.

 

prev 1 2 3 4 5 6 ··· 88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