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447건

  1. 2024.04.06 Critical Defiance - The Search Won't Fall 2
  2. 2024.04.05 Frail Body - Artificial Bouquet
  3. 2024.04.04 Hauntologist - Hollow
  4. 2024.03.31 Dissimulator - Lower Form Resistance
  5. 2024.03.30 Brodequin - Harbinger of Woe 2

Critical Defiance - The Search Won't Fall

믿음과 신뢰의 메탈 파라다이스 칠레산 스래쉬 파워하우스 Critical Defiance의 24년 신보. 이제 뭐 구태여 리뷰씩이나 할 필요가 있을까는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만한 앨범을 건너뛰는건 메탈돼지의 도의상 적절하지 않은듯하니. 'No Life Forms'이후 2년도 채 안되서 새 앨범이라 조금 이른 타이밍은 아닌가한데 뭐 참을수없이 악상이 끓어오른다면 어쩔수 없는 노릇. 'The Search Won't Fall'은 기대를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아주 튼실한 스래쉬의 향연이다. 오히려 조금 밴드가 궤도에 오른다싶으면 뜬금없는 드리프트에 헛짓도 자주 하는 요즘 밴드들의 세태에 비하자면 너무나 우직하고 올곧은 일편단심같은 앨범이라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전작이 스트레이트함을 강조한 유달리 하드한 타입의 앨범이었다면 신보는 다시금 본인들의 장기였던 남미 특유의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멜로디와 구성력을 살려내고 또 전작의 달리는 맛도 적당히 배합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스래쉬 본연의 매력도 잊지 않았지만 원플러스원, 도랑치고 가재잡고, 종합선물세트같은 최대한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듣는 재미를 극대화한 아주 좋은 앨범이라는것..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째선지 레코딩 상태가 급격하게 후줄근해졌다..전작은 굉장히 빵빵한 사운드였고 1집조차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대체 무슨일인지..결국 금전적인 문제인걸까. 센추리미디어건 누클리어블래스트건 슬슬 남미에서 꺼내오자구 월드와이드로 놀아야 될 애들이 왜 전화기로 뮤비를 찍고 있는거야..

 

Frail Body - Artificial Bouquet

Gouge Away를 계기로 한동안 거의 체크하지 않았던 Deathwish의 밴드들을 훑어보니 Converge류 사운드 위주였던 로스터-어쩔수가 없는게 사장님이 그 분인걸-가 요즘엔 꽤 다양해진 느낌이다. 좀 '힙'해진 냄새가 나는데 뭐 그래봐야 주력은 여전히 하드코어고 다양해져 봐야 포스트 하드코어나 슬럿지, 스크리모 정도기는 하다. 어쨌든 그나마도 Converge일변도였던 패턴보다는 낫지않나..라는것. 문제가 있다면 이제 모르는 밴드가 너무 많아져서 일일이 찾아다니기엔 내가 귀찮다는건데..고맙게도 유튜브가 떠먹여주는 밴드중에 눈에 들어오는 데스위시의 밴드가 하나 있었고 마침 타이밍좋게 신보를 냈다.

 

일리노이의 3인조 스크리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 Frail Body는 19년에 전작 'A Brief Memoriam'으로 데뷔한 바 있지만, 충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사운드와 별개로 ep에 가까운 너무 적은 볼륨의 앨범이었던 관계로 본작이 사실상 풀렝스 데뷔같은 느낌이다. 이 밴드는 이모/스크리모/포스트하드코어가 취했던 방법론과 클리셰들을 비교적 충실하게 쫓아가긴 하는데 악곡이 상당히 격정적이고 감정의 진폭이 크다. 언더그라운드 뮤직 특유의 풋풋함과 서정성에 어지럽고 신경질적인 Chaotic함과 성마른 보컬, 불협화음을 과하지않게 섞어넣었고 적당한 타격감이나 차근차근 빌드업을 쌓아가는 구성력도 괜찮다. 이 업계는 어째 음악은 뒷전이고 들입다 꺅꺅대기만 한다는 느낌-사실 이 문제는 이 밴드도- 이라 금새 피곤해지곤 하는데 듣는 재미가 있는 스크리모는 꽤 오랜만이란 생각. '어차피 Envy 미만잡 아님?'이라면 할말은 없는데 그래가지고서야 세상천지에 들을 음악이 있기는 하겠나. 보컬만 좀 성의있게 악을 썼으면 참 좋았겠지만.. 커버아트 디자인은 Jacob Bannon이, 마스터링은 Jack Shirley가 했다. 이래서 머슴 노릇도 대감댁에서 하라고들 하는것이다.

 

Hauntologist - Hollow

Hauntologist는 The Fall이란 작자와 Mgla의 Darkside가 함께한 블랙/포스트메탈 밴드다. 곡작업은 공동으로 드럼은 당연히 Darkside가 그외의 파트는 The Fall이 믹싱과 마스터링은 Mgla의 M.이 맡았으니 사실상 Mgla의 멤버들이 모두 투입된 프로젝트다. M.과 The Fall은 Owls Woods Graves라는 밴드를 같이 한 경험도 있는 관계로 알음알음 다 아는 얼굴들끼리 또 한번 뭉친 뭐 그런 모양인데.. 라이브야 꾸준히 하지만 Mgla고 Kriegsmaschine이고 곡작업은 벌써 꽤나 휴업중이라 대체 뭘하고 자빠지셨나 싶더니만 이런걸 하고 있었다. 뭐 슬슬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고 싶을 타이밍이긴 했지..

 

Hauntologist의 'Hollow'는 미니멀하단 느낌마저 줄 정도로 포스트메탈 특유의 황량함이 강조된 차가운 모던 블랙메탈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동향의 Odraza나 업계의 선두주자라 할 White Ward생각이 안 날수가 없는데, 그들의 데까당스한 맛이라던가 다채로운 텍스처의 사운드에 비하면 이 밴드는 너무 마일드하고 밋밋해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다. 아주 설득력이 없는 시도는 아니고 Darkside의 시그니처 문어발 드러밍같은 즐거움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어쩐지 본인들의 특성과 장점을 영 살리질 못하는거 같다. 표현하고자 하는 도회적/우울함/명상하는듯한 부유감 따위와 핀트가 안 맞는다는 느낌..하물며 이런걸 하려고 Mgla와 Kriegsmaschine를 팽개쳐뒀나,란 생각에 이르면 살짝 짜증이 올라오면서 결국 The Fall이란 놈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아닌가 싶은 원망마저.. 객관적인 수준이 낮은 음악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Exercises in Futility'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밖에 할 반응이 없다고 할까. 잘 들었으니 넣어두시고 Mgla로 어여 빠르게 돌아오시길.

 

Dissimulator - Lower Form Resistance

현대의 스래쉬는 Vektor의 클론과 아닌것으로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나쁜 현상이라 생각하는건 아니다. 나는 Vektor따라쟁이들을 오히려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베껴주길 바라는편..헌데 올해 데뷔작을 내놓은 캐나다의 테크-스래셔 Dissimulator는 딱봐도 Vektor를 베끼게 생겨놓곤 예상밖의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밴드로 보이지만 이들은 바로 그 악마적 테크데스 밴드였던 Chthe'ilist의 멤버들이다. 정확하게는 Phil Tougas놈을 제외한 나머지 트리오가 뭉친것..드러머인 Philippe Boucher가 Beyond Creation/First Fragment의 드러머로 굉장히 바쁘게 활동한 반면 나머지들은 Atramentus라는 둠 밴드를 하긴 했었는데 별반 반응이 없었고..Tougas놈이 이밴드 저밴드 메뚜기처럼 옮겨다니며 즐기는동안 본의아니게 찬밥을 먹은셈인데 역시나 그러고있을 실력자들이 아니었던걸 증명하는 셈이다. 진작에 좀 따로 뭉쳐볼 생각을 해볼일이지..말인즉슨 신인밴드라 해도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 내공이 차고 넘치는건 당연한 얘기였던것.

이들은 Vektor나 Demoniac같은 현대 테크-스래쉬의 다소 장황하고 '에픽'한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보다 원론적인 스타일의 사운드를 구사한다. 애초에 캐나다부터가 업계 대선배 Voivod의 고향이자 각종 노동집약형 테크니컬 메탈의 원산지나 다름없는데 구태여 눈을 멀리 돌릴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근래의 테크 스래쉬보다는 Voivod나 Coroner, Sadus같은 선배들의 사운드에 역시 가깝게 느껴지는데 또 그들과도 같진 않은 느낌. 차갑고 직선적인 맛은 유사하지만 유머러스함이나 '쌍팔'스러움이 싹 걷어져있고 보다 비인간적인 느낌의 연출과 훨씬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강렬한 연주적 묘미를 더했다고 할까. 보코더를 입힌 불어 랩 같은 괴상망측한 요소는 아무리 정색하고 있다한들 Voivod의 영향하에 있는걸 부인하기 힘들다는 생각이지만..어쨌거나 이 모든걸 중고신인답게 상당히 밀도있게 소화해내고 있다. Chthe'ilist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야 비로소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입은 느낌. 올해는 20 Buck Spin이 꽤나 풍년일 느낌이네..벌써부터 쉬지않고 중전안타를 뻥뻥 날려댄다.

 

Brodequin - Harbinger of Woe

녹스빌의 Brodequin은 불탈팬들에겐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밴드인 모양인데 어쨌거나 나로서는 지랄같은 깡통드럼과 그보다 더욱 심란한 녹음상태, 정도의 인상만 어렴풋이 남아있는지라..이제 와서 다시 들어보니 적어도 'Festival of Death'는 나름 들을만하고 가까스로 프로뮤지션의 것으로 들릴 정도는 되는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참 듣기 싫긴 하지만.. Brodequin에 관련된 넷상의 어떤글을 봐도 음악적 내용은 제쳐두고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개똥같은 음질과 깡통드럼에 대한 언급부터 나오는걸 보면 객관적인 수준으로 문제가 있었다..봐도 좋을텐데 적어도 의도한건 아니었을테니 딴지는 이쯤만.

 

이 밴드가 무려 20년만에 컴백앨범을 발표했다. Morbid Saint도 그렇고 요즘은 시체가 부활해버리는게 트렌드인가..게다가 Season of Mist와 계약을 박아버렸다. 그만큼 뛰어난 밴드였다는 말일까? 전작들을 도저히 들을수가 없었던 내 입장에선 무어라 말할수 있는게 없지만 어쨌거나 'Harbinger of Woe'는 아주 쌔끈해진 모습이다.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음질이 말끔하게 개선되었고 특히나 대변같던 드러밍이 몰라보게 좋아졌는데 아예 원년멤버였던 Chad Walls대신 Brennan Shackelford라는 젊은이가 새 드러머로 들어와있다. 앨범의 내용적인 측면은 더욱 놀랍다. 20년의 공백을 가졌던 밴드라곤 믿을수 없을 정도로 미친듯이 십자포화를 퍼붓는 공격성이나 타이트한 연주력은 물론이거니와 박터지는 사운드를 퍼붓다가도 최면적인 프레이즈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청자의 염통을 바짝 죄어온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진 상당히 유력한 올해의 앨범감 펀치력이 아닌가 싶은데..뎃메럴 팬이라면 정주행 전에 갈아입을 빤스 한장은 준비해야할것. 이런 실력을 가지고 음악활동을 쉬는동안 얼마나 갑갑했을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익스트림 메탈이랍시고 껍죽대는 현업밴드들이 얼마나 가당찮았을지ㄷㄷ

 

prev 1 ··· 3 4 5 6 7 8 9 ··· 90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