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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10 Hideous Divinity / Hour of Penance
  2. 2024.04.07 Figure Four - Suffering the Loss 2
  3. 2024.04.06 Critical Defiance - The Search Won't Fall 2
  4. 2024.04.05 Frail Body - Artificial Bouquet
  5. 2024.04.04 Hauntologist - Hollow

Hideous Divinity / Hour of Penance

Hideous Divinity - Unextinct

이태리 데스메탈이 뭐 따로 있는건 아니지만 Hour of Penance에서 파생된 모던 익스트림 메탈러들이 '씬'까진 아니더라도 일종의 세력을 형성할 정도로 강렬하고 견고한 아이덴티티를 갖추며 팬들의 확실한 지지를 얻어낸건 사실일것이다. Fleshgod Apocalypse가 그렇듯 Hideous Divinity를 이끌고 있는 Enrico Schettino역시 Hour of Penance의 초기 멤버 출신인데 사실 그래서 그런걸까 Hideous Divinity는 음악적 색깔 역시 Hour of Penance와 거의 다른게 없는데다 오랫동안 두 밴드의 믹싱/마스터링을 전담마크해온 Stefano Morabito(이 사람 역시 HoP멤버 출신)덕에 더더욱 그렇게 들렸고 냉정하게 보자면 살짝 하위호환..이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Hour of Penance에 비하자면 아무래도 '짭'이라는 인상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는데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충실한 앨범을 내놓는다 해도 연주적으로 더 무게감있는 인원들이 자리잡고 있는건 언제나 HoP쪽이었기 때문에..그나마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Hideous Divinity는 앨범을 발표할때마다 눈에 띄게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다는것. 그리고 짠것처럼 5년 공백이후 같이 컴백작을 내놓은 올해 신보 'Unextinct'에 이르러선 기어이 HoP에 판정승을 따낸 느낌이다. 'Unextinct'는 기존의 Hideous Divinity혹은 Hour of Penance사운드-이래도 상관없는게 솔직히 거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의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그 패턴을 다시 한번 답습하지만 최대한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사력을 다했다는 느낌이다. 아주 뜨겁고 격렬하지만 굉장히 풍성한 느낌. 곡을 진행하는 방식은 빡빡하고 첨예하지만 감성적인 코드를 놓치지 않는 점-멜로디컬하다고는 못하겠지만-도 상당히 영민하다.

 

 

 

Hour of Penance - Devotion

반면 Hour of Penance는 '지는 해'라는 느낌이 확 온다..비록 소속밴드들의 음악을 천편일률로 재미없게 만드는 병폐도 다소 있긴 하지만 대형레코드사들의 눈썰미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생각하는 편인데, 역시나 이렇게 될걸 읽었던걸지도 모르겠다..곡쓰는 능력이 있고 또 발전하고 있던 Hideous Divinity는 Century Media로, 다 때려부수는 괴물같은 스태미너를 자랑하던 Hour of Penance는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감소할뿐이니 Agonia로..라고하면 너무 비약이겠지. 그런데 'Sedition'을 정점이라 한다면 이후론 확실히 퐁당퐁당하긴 했었다. 'Misotheism'에선 또 반짝 살아나기는 했었는데.. 'Devotion'은 확실하게 별로다. 원래도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밴드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밋밋하고 단편적이다..개인을 탓하는것 같아 넘어가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게 HoP의 드러머는 대대로 Mauro Mercurio/Davide Billia/Simone Piras같은 정말 쟁쟁한 테크니션들이 활약하고 폭력성의 수위를 결정짓던 중요한 포지션-그리고 Marduk의 드러머와 더불어 업계 최흉의 인간분쇄 3D업종-인데 이번 Giacomo Torti는 글쎄..너무 평범한 스타일이 아닌가 싶은데 HoP의 드럼을 맡길수 있는것만 해도 실력이 없다고는 못하겠고. 드러머만 미친듯이 교체되는거부터가 사람갈아 버텨온 업보라는 생각. 곡이 심심한데 드럼까지 심심하니 더블심심 35분짜리 앨범이라는데 65분은 되는거같다. 적어도 'Cast the First Stone'보단 나으니 최악까진 아니지만..

 

Figure Four - Suffering the Loss

어디선가 음악을 좀 듣는다는 놈들조차 Comeback Kid를 '괜찮은 하드코어 밴드1' 정도로 묘사하는걸 보고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구나 혀를 내두른 기억이 있다. 라떼의 CBK는 똥볼 한번 차는법도 없는 그냥 멜로딕 하드코어의 통이자 그 자체로 장르와 치환되는 밴드였는데 말이지..하긴 'Wake the Dead'가 벌써 20년전 앨범이니 실시간으로 감동에 부랄을 떨던 틀딱과 박물관에 박제 구경하듯 하는 입장이 같을수는 없을것이다. 뭐 가는세월 한탄은 이쯤하고,

 

사실 CBK의 앨범들이야 워낙 많이 들었고 또 들을 예정이지만 이 앨범도 이렇게 오래 듣게 될줄은 몰랐다. CBK의 전신이라 해도 좋을 Figure Four다. CBK멤버들이 직전에 하던 밴드라니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너무나 판이한 사운드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Figure Four는 한마디로 무식하다. 같이 하드코어 펑크로 묶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CBK가 멜로디어스한 폭발력에 강점을 보이는 밴드라면 FF는 그냥 단순무식, 다이하드하고 꺼끌한 메탈릭 하드코어다. CBK가 탁 트인 질주감 위주의 음악이라면 FF는 그저 떡메질이나 어깨빵..Andrew Neufeld의 보컬 역시 CBK의 전임보컬 Scott Wade보단 훨씬 거친 보컬이긴 했지만 적어도 싱잉을 한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여기선 그딴거 없다. 거의 거트럴 보이스 직전의 전형적인 걸쭉한 빗다운 하드코어 보컬..CBK에서 리드보컬을 맡은 이후론 밴드의 색깔 역시 한결 터프해지기도 했는데 FF의 멤버들이 섞여있던 밴드였는걸 감안하면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솔직히 말해 Scott Wade보단 이미 훨씬 뛰어난 보컬리스트였다 생각되는데 왜 처음부터 보컬을 맡지 않았던건지는 조금 의문.. 'Suffering the Loss'는 FF의 마지막 앨범이었는데 당시의 나로선 유일하게 구할수 있는 앨범이었고 차후에 접해본 전작들은 내용을 떠나 레코딩이 영 별로라 이걸 듣고 있어야하나,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탓에 본작이 유일하게 듣는 앨범이 되었다. 내심 재결성을 바라기도 하지만 이젠 CBK에 역량을 집중하기에도 벅찰 연세라.

 

Critical Defiance - The Search Won't Fall

믿음과 신뢰의 메탈 파라다이스 칠레산 스래쉬 파워하우스 Critical Defiance의 24년 신보. 이제 뭐 구태여 리뷰씩이나 할 필요가 있을까는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만한 앨범을 건너뛰는건 메탈돼지의 도의상 적절하지 않은듯하니. 'No Life Forms'이후 2년도 채 안되서 새 앨범이라 조금 이른 타이밍은 아닌가한데 뭐 참을수없이 악상이 끓어오른다면 어쩔수 없는 노릇. 'The Search Won't Fall'은 기대를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아주 튼실한 스래쉬의 향연이다. 오히려 조금 밴드가 궤도에 오른다싶으면 뜬금없는 드리프트에 헛짓도 자주 하는 요즘 밴드들의 세태에 비하자면 너무나 우직하고 올곧은 일편단심같은 앨범이라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전작이 스트레이트함을 강조한 유달리 하드한 타입의 앨범이었다면 신보는 다시금 본인들의 장기였던 남미 특유의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멜로디와 구성력을 살려내고 또 전작의 달리는 맛도 적당히 배합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스래쉬 본연의 매력도 잊지 않았지만 원플러스원, 도랑치고 가재잡고, 종합선물세트같은 최대한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듣는 재미를 극대화한 아주 좋은 앨범이라는것..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째선지 레코딩 상태가 급격하게 후줄근해졌다..전작은 굉장히 빵빵한 사운드였고 1집조차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대체 무슨일인지..결국 금전적인 문제인걸까. 센추리미디어건 누클리어블래스트건 슬슬 남미에서 꺼내오자구 월드와이드로 놀아야 될 애들이 왜 전화기로 뮤비를 찍고 있는거야..

 

Frail Body - Artificial Bouquet

Gouge Away를 계기로 한동안 거의 체크하지 않았던 Deathwish의 밴드들을 훑어보니 Converge류 사운드 위주였던 로스터-어쩔수가 없는게 사장님이 그 분인걸-가 요즘엔 꽤 다양해진 느낌이다. 좀 '힙'해진 냄새가 나는데 뭐 그래봐야 주력은 여전히 하드코어고 다양해져 봐야 포스트 하드코어나 슬럿지, 스크리모 정도기는 하다. 어쨌든 그나마도 Converge일변도였던 패턴보다는 낫지않나..라는것. 문제가 있다면 이제 모르는 밴드가 너무 많아져서 일일이 찾아다니기엔 내가 귀찮다는건데..고맙게도 유튜브가 떠먹여주는 밴드중에 눈에 들어오는 데스위시의 밴드가 하나 있었고 마침 타이밍좋게 신보를 냈다.

 

일리노이의 3인조 스크리모/포스트 하드코어 밴드 Frail Body는 19년에 전작 'A Brief Memoriam'으로 데뷔한 바 있지만, 충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사운드와 별개로 ep에 가까운 너무 적은 볼륨의 앨범이었던 관계로 본작이 사실상 풀렝스 데뷔같은 느낌이다. 이 밴드는 이모/스크리모/포스트하드코어가 취했던 방법론과 클리셰들을 비교적 충실하게 쫓아가긴 하는데 악곡이 상당히 격정적이고 감정의 진폭이 크다. 언더그라운드 뮤직 특유의 풋풋함과 서정성에 어지럽고 신경질적인 Chaotic함과 성마른 보컬, 불협화음을 과하지않게 섞어넣었고 적당한 타격감이나 차근차근 빌드업을 쌓아가는 구성력도 괜찮다. 이 업계는 어째 음악은 뒷전이고 들입다 꺅꺅대기만 한다는 느낌-사실 이 문제는 이 밴드도- 이라 금새 피곤해지곤 하는데 듣는 재미가 있는 스크리모는 꽤 오랜만이란 생각. '어차피 Envy 미만잡 아님?'이라면 할말은 없는데 그래가지고서야 세상천지에 들을 음악이 있기는 하겠나. 보컬만 좀 성의있게 악을 썼으면 참 좋았겠지만.. 커버아트 디자인은 Jacob Bannon이, 마스터링은 Jack Shirley가 했다. 이래서 머슴 노릇도 대감댁에서 하라고들 하는것이다.

 

Hauntologist - Hollow

Hauntologist는 The Fall이란 작자와 Mgla의 Darkside가 함께한 블랙/포스트메탈 밴드다. 곡작업은 공동으로 드럼은 당연히 Darkside가 그외의 파트는 The Fall이 믹싱과 마스터링은 Mgla의 M.이 맡았으니 사실상 Mgla의 멤버들이 모두 투입된 프로젝트다. M.과 The Fall은 Owls Woods Graves라는 밴드를 같이 한 경험도 있는 관계로 알음알음 다 아는 얼굴들끼리 또 한번 뭉친 뭐 그런 모양인데.. 라이브야 꾸준히 하지만 Mgla고 Kriegsmaschine이고 곡작업은 벌써 꽤나 휴업중이라 대체 뭘하고 자빠지셨나 싶더니만 이런걸 하고 있었다. 뭐 슬슬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고 싶을 타이밍이긴 했지..

 

Hauntologist의 'Hollow'는 미니멀하단 느낌마저 줄 정도로 포스트메탈 특유의 황량함이 강조된 차가운 모던 블랙메탈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동향의 Odraza나 업계의 선두주자라 할 White Ward생각이 안 날수가 없는데, 그들의 데까당스한 맛이라던가 다채로운 텍스처의 사운드에 비하면 이 밴드는 너무 마일드하고 밋밋해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다. 아주 설득력이 없는 시도는 아니고 Darkside의 시그니처 문어발 드러밍같은 즐거움 포인트가 있긴 하지만 어쩐지 본인들의 특성과 장점을 영 살리질 못하는거 같다. 표현하고자 하는 도회적/우울함/명상하는듯한 부유감 따위와 핀트가 안 맞는다는 느낌..하물며 이런걸 하려고 Mgla와 Kriegsmaschine를 팽개쳐뒀나,란 생각에 이르면 살짝 짜증이 올라오면서 결국 The Fall이란 놈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아닌가 싶은 원망마저.. 객관적인 수준이 낮은 음악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Exercises in Futility'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밖에 할 반응이 없다고 할까. 잘 들었으니 넣어두시고 Mgla로 어여 빠르게 돌아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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