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eous Divinity / Hour of Penance

Hideous Divinity - Unextinct

이태리 데스메탈이 뭐 따로 있는건 아니지만 Hour of Penance에서 파생된 모던 익스트림 메탈러들이 '씬'까진 아니더라도 일종의 세력을 형성할 정도로 강렬하고 견고한 아이덴티티를 갖추며 팬들의 확실한 지지를 얻어낸건 사실일것이다. Fleshgod Apocalypse가 그렇듯 Hideous Divinity를 이끌고 있는 Enrico Schettino역시 Hour of Penance의 초기 멤버 출신인데 사실 그래서 그런걸까 Hideous Divinity는 음악적 색깔 역시 Hour of Penance와 거의 다른게 없는데다 오랫동안 두 밴드의 믹싱/마스터링을 전담마크해온 Stefano Morabito(이 사람 역시 HoP멤버 출신)덕에 더더욱 그렇게 들렸고 냉정하게 보자면 살짝 하위호환..이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Hour of Penance에 비하자면 아무래도 '짭'이라는 인상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는데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충실한 앨범을 내놓는다 해도 연주적으로 더 무게감있는 인원들이 자리잡고 있는건 언제나 HoP쪽이었기 때문에..그나마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Hideous Divinity는 앨범을 발표할때마다 눈에 띄게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다는것. 그리고 짠것처럼 5년 공백이후 같이 컴백작을 내놓은 올해 신보 'Unextinct'에 이르러선 기어이 HoP에 판정승을 따낸 느낌이다. 'Unextinct'는 기존의 Hideous Divinity혹은 Hour of Penance사운드-이래도 상관없는게 솔직히 거의 차이를 못 느끼겠다-의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그 패턴을 다시 한번 답습하지만 최대한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데 사력을 다했다는 느낌이다. 아주 뜨겁고 격렬하지만 굉장히 풍성한 느낌. 곡을 진행하는 방식은 빡빡하고 첨예하지만 감성적인 코드를 놓치지 않는 점-멜로디컬하다고는 못하겠지만-도 상당히 영민하다.

 

 

 

Hour of Penance - Devotion

반면 Hour of Penance는 '지는 해'라는 느낌이 확 온다..비록 소속밴드들의 음악을 천편일률로 재미없게 만드는 병폐도 다소 있긴 하지만 대형레코드사들의 눈썰미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생각하는 편인데, 역시나 이렇게 될걸 읽었던걸지도 모르겠다..곡쓰는 능력이 있고 또 발전하고 있던 Hideous Divinity는 Century Media로, 다 때려부수는 괴물같은 스태미너를 자랑하던 Hour of Penance는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감소할뿐이니 Agonia로..라고하면 너무 비약이겠지. 그런데 'Sedition'을 정점이라 한다면 이후론 확실히 퐁당퐁당하긴 했었다. 'Misotheism'에선 또 반짝 살아나기는 했었는데.. 'Devotion'은 확실하게 별로다. 원래도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밴드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밋밋하고 단편적이다..개인을 탓하는것 같아 넘어가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는게 HoP의 드러머는 대대로 Mauro Mercurio/Davide Billia/Simone Piras같은 정말 쟁쟁한 테크니션들이 활약하고 폭력성의 수위를 결정짓던 중요한 포지션-그리고 Marduk의 드러머와 더불어 업계 최흉의 인간분쇄 3D업종-인데 이번 Giacomo Torti는 글쎄..너무 평범한 스타일이 아닌가 싶은데 HoP의 드럼을 맡길수 있는것만 해도 실력이 없다고는 못하겠고. 드러머만 미친듯이 교체되는거부터가 사람갈아 버텨온 업보라는 생각. 곡이 심심한데 드럼까지 심심하니 더블심심 35분짜리 앨범이라는데 65분은 되는거같다. 적어도 'Cast the First Stone'보단 나으니 최악까진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