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e Four - Suffering the Loss

어디선가 음악을 좀 듣는다는 놈들조차 Comeback Kid를 '괜찮은 하드코어 밴드1' 정도로 묘사하는걸 보고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구나 혀를 내두른 기억이 있다. 라떼의 CBK는 똥볼 한번 차는법도 없는 그냥 멜로딕 하드코어의 통이자 그 자체로 장르와 치환되는 밴드였는데 말이지..하긴 'Wake the Dead'가 벌써 20년전 앨범이니 실시간으로 감동에 부랄을 떨던 틀딱과 박물관에 박제 구경하듯 하는 입장이 같을수는 없을것이다. 뭐 가는세월 한탄은 이쯤하고,

 

사실 CBK의 앨범들이야 워낙 많이 들었고 또 들을 예정이지만 이 앨범도 이렇게 오래 듣게 될줄은 몰랐다. CBK의 전신이라 해도 좋을 Figure Four다. CBK멤버들이 직전에 하던 밴드라니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너무나 판이한 사운드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Figure Four는 한마디로 무식하다. 같이 하드코어 펑크로 묶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CBK가 멜로디어스한 폭발력에 강점을 보이는 밴드라면 FF는 그냥 단순무식, 다이하드하고 꺼끌한 메탈릭 하드코어다. CBK가 탁 트인 질주감 위주의 음악이라면 FF는 그저 떡메질이나 어깨빵..Andrew Neufeld의 보컬 역시 CBK의 전임보컬 Scott Wade보단 훨씬 거친 보컬이긴 했지만 적어도 싱잉을 한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여기선 그딴거 없다. 거의 거트럴 보이스 직전의 전형적인 걸쭉한 빗다운 하드코어 보컬..CBK에서 리드보컬을 맡은 이후론 밴드의 색깔 역시 한결 터프해지기도 했는데 FF의 멤버들이 섞여있던 밴드였는걸 감안하면 변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솔직히 말해 Scott Wade보단 이미 훨씬 뛰어난 보컬리스트였다 생각되는데 왜 처음부터 보컬을 맡지 않았던건지는 조금 의문.. 'Suffering the Loss'는 FF의 마지막 앨범이었는데 당시의 나로선 유일하게 구할수 있는 앨범이었고 차후에 접해본 전작들은 내용을 떠나 레코딩이 영 별로라 이걸 듣고 있어야하나,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탓에 본작이 유일하게 듣는 앨범이 되었다. 내심 재결성을 바라기도 하지만 이젠 CBK에 역량을 집중하기에도 벅찰 연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