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æ Bilis - Aumicide

캐나다는 Voivod-Gorguts-Cryptopsy등이 출현한 이래 테크니컬하고 지랄맞은 메탈의 총본산이 되거나 적어도 가장 진보적이고 열정적인 미치광이들을 꾸준히 배출해온 유서깊은 지방인걸 부인하긴 힘들것이다. 확실히 면학 분위기가 무섭고 엄마들이 학군 타령 하는 이유가 있는게 테크닉에 대한 광기어린 집착+심연을 넘나드는 뒤틀린 정서가 메탈을 만드는 디폴트처럼 자리잡아 버리니 생산되는 밴드들의 상태가 뭐..나로서는 축복의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수밖에. 어쨌든 캐나다 테크데스 & 올해 빳다만 뻗으면 2루타부터 시작하는 느낌인 20 Buck Spin 조합이니 밴쿠버의 Atrae Bilis는 음악을 듣지 않아도 지갑을 열수있는 조합이라 할수 있겠는데 사실 선공개된 곡을 들었을때 이미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너무나 맘에 쏘옥 들었기 때문에 뭐 허허.

 

캐나다 테크데스라는게 대단히 신뢰감을 주는 브랜드기는 하지만 또 그런만큼 이제 어지간해서는 테크닉에 몰빵하는 방식으론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않은것도 사실이다. 이미 연주머신에 가까운 괴물같은 연주자들이 즐비한 포화상태고 이제 난이도를 떠나 고도의 테크닉으로 마음을 휘어잡는 컨셉부터가 과연 의미있는 창작행위일지 미심쩍은 마당인데 이 밴드는 아무튼 그 쪽으로는 별반 뜻이 없어보여 다행. 혹자는 이들의 음악을 일컬어 Gorguts+Demilich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내가 듣기에는 분명 괴팍한 톤의 사운드긴 하지만 그렇게 클래시컬(?)한 스타일의 음악은 아닌것같고..캐나다 테크데스 특유의 모호함과 불협화음, 음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요소들과 디소넌트 메탈의 집요한 피킹 하모닉스 운용을 더하고 거기에 보컬은 슬램용 꿀꿀이에 리듬감은 데스코어의 그것이란 느낌. 요는 상당히 사짜 냄새가 강한 잡탕이란 느낌인데 군더더기없이 굉장히 깔끔하게 비벼놓았다. 밴드가 쓸데없는 테크닉이나 장황한 송라이팅에 별 미련이 없는 덕도 있을것이고, 믹싱과 마스터링을 맡은 Christian Donaldson이 워낙 깔끔하게 잘 뽑는 사람이니 그런것도 있을것이고..아무튼 뜯어보면 다 있던거긴 하고 아주 새로운 결론은 아니긴 한데, 조합이 신선하고 맛있는데다 이 정도면 꽤 미래지향적인 사운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시 한번 학군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올해 거의 신내린 수준인 20 Buck Spin의 연전연승 또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