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bst - Despondency Chord Progressions

남미의 노르웨이, 메탈 파라다이스 칠레가 기어이 블랙메탈까지..는 사실 Selbst는 칠레에 서식 중인 베네수엘라 밴드라고 한다. 남미에선 칠레가 비교적 경제사정이 괜찮고 또 메탈이 매우 활성화된 국가다보니 아마 브라질 정도를 제외한 남미 메탈 뮤지션은 야망이 있다면 서식처를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을터.. 멜로딕 블랙/포스트 블랙의 중간쯤 어딘가의 음악을 하는 Selbst는 데뷔작 이후 아시아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할거없이 음악만 괜찮으면 어디든 쫓아가서 끄집어내는 Debemur Morti의 눈에 들게된다. 근래엔 레이블의 효자상품이 아마도 포스트블랙 쪽인 모양이라 이 밴드의 음악이 상당히 입맛에 맞았던 모양.. 'Despondency Chord Progressions'는 세번째 앨범이 되는데, 확실히 밴드의 사운드가 궤도에 오른 느낌. 색소폰이 빠진 White Ward나 독기가 빠진 Mgla와 비슷하려나. 어느 정도 연주적 매력도 있는편이고, 격정적인 느낌의 클린보컬도 쓰고, 남미 특유의 애수띤 멜로디 라인도 괜찮고..하지만 본격적인 멜로딕 블랙으로 보기엔 공격성이 너무 떨어지고 또 포스트 블랙으로 보기엔 모던한 요소나 실험적인 시도가 없는,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감도 있다. 다만 달콤쌉쌀한 멜로디라인의 매력이 확실하다보니 이조차 특정한 요소에 민감하지 않고 소박한 맛을 내는것처럼 들려 호감을 주는 요소기도 하다. Alcest가 Mayhem만큼 사악하지 못해서 까이거나 하진 않는..? 뭐 아직은 신인에 가까운 위치이다보니 다소간 어정쩡한 부분은 크게 흠이 되지 못하는것도 같고 향후의 일은 향후에 생각하면 되겠지. 하여간 멜로딕/포스트블랙 계열을 좋아한다면 놓치기 아쉬운 밴드가 될것은 분명해보인다. 이 업계가 왠지 흔히-그러니까 안 평범하다고-그렇듯 'N'이란 친구가 혼자 하고 있는 원맨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