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mpin' Ground - Carved from Empty Words

세상 숭한짓들은 1등으로 뛰어가서 저지르는 섬나라놈들답게 밴드뮤직도 영국놈들이 못하는것도 안하는것도 사실상 없다고 해도 좋을텐데, 비교적 강세를 보인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않나 싶은 메탈코어도 고대에 이 핵폭탄같던 밴드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95년에 결성되어 Hatebreed의 귀싸대기를 올려붙이던 Cheltenham의 파워하우스 Stampin' Ground다. 이 밴드는 시기적으로 선구적인 위치에 있던 메탈릭 하드코어를 제대로 구사한 밴드기도 했지만, 브레잌다운과 질주를 반복하는 다소 무뇌한 기질-물론 그만큼 호쾌하고 말초적인 매력은 있었지만-이 강했던 북미의 메탈코어에 비해 이들의 사운드는 익스트림 메탈의 구조와 무게감을 보다 직접적으로 가져다 하드코어에 이식했단 느낌이다. 아무래도 Bolt Thrower같은 너무나 훌륭한 레퍼런스가 거의 옆동네에 있던것도 어쩐지 영향이 없지 않았을것만 같고..본작이 Hatebreed의 'Perseverance'보다 발표가 빨랐고 후속작인 'A New Darkness Upon Us'역시 'The Rise of Brutality'와 발표시기가 거의 비슷하니 시기적으로도 음악적 성취로도 이들은 파이오니어이자 유러피언 메탈코어의 대가리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싶으나 본격적으로 용틀임을 시작하려던 타이밍에 급작스런 해산을 해버린다..하필 주로 곡을 쓰던 멤버인 Ian Glasper가 그 즈음 결혼을 하고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며 밴드를 나가버렸고 대체를 못해 그대로 주저앉은셈. 멤버들은 이후 Romeo Must Die, Warwound, Sun of the Endless Night등 이런저런 밴드들을 부지런히 굴렸으나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한걸 보면 운때가 잘 맞는 밴드를 잡는게 역시 쉬운게 아닌데 가족이 먼저라는걸 말릴 도리야 없었다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든다..14년에 잠시 재결성해 라이브를 좀 하기는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