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uzja - Koniec Wakacji
폴란드의 포스트펑크 불한당 집단 Gruzja의 4년만의 새앨범. 공백이 짧지 않았는데 막상 또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은게 중간에 요상한 게임 ost작업을 한것도 있고 멤버들이 워낙 이런저런 밴드에 얽혀있는지라 어쨌든 구성원들의 음악작업은 쉼없이 계속되어온 느낌..그런 과정에서 Mentor나 Furia의 신보도 나오긴 했지만 인기나 관심도에 있어서 일단 Gruzja의 활동이 꽤 우선순위-뭐 그래봤자기는 하지만-에 있는것은 틀림없는것 같다. 비견할만한게 Odraza 정도인데 어째선지 쭉 휴면 상태고.
그건 그렇고 Gruzja 사운드의 구성성분은 크게 블랙메탈/크러스트/포스트펑크 정도 되겠는데 신보 'Koniec Wakacji'에선 블랙메탈은 거의 걷어내는 느낌이다. 보컬 스타일에서만 어림짐작이 가능한 정도인데 이것도 사실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였다면 글쎄.. 내친김에 블랙메탈까진 아니어도 크러스트적인 분위기도 많이 약해진 느낌이고 폴리쉬 Killing Joke스러운 느낌이 훨씬 두각된다. 물론 보드카만 처마시며 가능한 가장 싸구려 장비들로만 작업한 킬링 조크같은 특유의 쌈마이+불한당 느낌이 아주 강하지만.. 그런만큼 신작의 강/약점은 아주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공연장에서의 격렬한 반응이 예상되는 스트레이트한 전자메탈/포스트펑크 스타일의 짧고 신나는 곡들이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밴드의 악취미적 성향을 드러내는 인터루드들 또한 나름의 잔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지던 불경함을 장착한 악랄함이나 파괴력은 크게 떨어졌다..한마디로 곡들이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단순해서 악곡이나 연주에서 기대할만한 재미가 극히 적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메탈밴드같지도 않고 하드코어 댄스그룹 같이 느껴지는 곡도 적지가 않아서..뭐랄까 사운드의 방향성에서 짐작되는 바가 있는 미래기는 했지만 이건 진행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고 해야하나. 이런 사운드는 두어장은 더 나온 이후의 얘기일줄 알았는데 애초 그렇게 오래 지속할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고. 그래도 'I isc dalej'랑 비교하면 같은 밴드라고 믿을수가 없는 수준인데 좀 심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