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sis - Bionic Swarm

Vektor와의 스플릿 앨범에 참여했던 네덜란드 테크-스래쉬 밴드. 짧은 앨범인 와중에도 예전같지 않네 어쩌네 소리 듣던 Vektor의 내공에는 역시 안된다는 인상만이 남았던 밴드인데 레코드사와의 계약 취소를 알리며 다시 한번 무기한 컴백 연기를 알린 Vektor의 소식을 듣자마자 사실 이들도 나름 괜찮지 않았나..하는 빠른 타협을 보는 본인의 간악한 뇌에 새삼 놀랐던 기억이 문득 난다. 그나저나 참 서양놈들은 의외로 가정폭력에 관해선 또 민감하게 구는 모양인데 사실 David DiSanto가 마누라를 팼건 주리를 틀었건 그닥 알바는 아닌-뭐 썰어서 그 피를 마셨다던가 이럼 얘기가 다르겠지만- 반도의 메탈돼지 입장에선 사정이야 어쨌건 Vektor의 새 음악을 듣지 못하는 현실이 길어질수록 너무나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고 이 밴드를 허송세월 놀리는건 음악사적으로 손실이 매우 큼을 누군가에게 어필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하..설마 3장으로 커리어가 끝나는건 아니겠지. 멍청한놈 얌전히 기타나 뜯지 무슨놈의 결혼생활을 하시겠다고..

 

그건 그렇고 Cryptosis는 일단 테크-스래쉬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테크니컬한 전개나 연주를 보여주는 타입은 아니다. 냉정히 말해 Vektor나 Demoniac같은 SS급 밴드와는 명백한 수준차를 보여주는 밴드인걸 부인하긴 힘들다..만은 적어도 무리하게 본인들이 할수없는 영역을 침범하려 하는 우를 범하진 않는다. 이 밴드는 Watchtower나 Coroner, Voivod같은 장르의 원류보다는 명백하게 Vektor의 후배인 티가 나고 the Haunted, Darkane류의 타이트한 유러피언 멜로데스/데스래쉬의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 말인즉슨 어떤 테크 메탈류의 재미를 찾기보단 시원하게 머리 흔들며 즐기는 관점에서 보는게 맞아보이는 사운드이고 단지 Vektor느낌의 옷을 입고 Sci-Fi계열의 테마를 채용한다는 느낌. 관점을 그렇게 살짝 바꿔보면 본작은 딱히 나쁠것도 없고 가볍게 즐길만한 괜찮은 앨범이다. 즐긴후에 기억에 남는게 거의 없는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거기까지 바라는건 애초에 무리라고 보인다. 적어도 Vektor의 들러리를 설 수준은 되니 킬링타임용으론 상당한 수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