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psy - As Gomorrah Burns

사실상 커리어를 존폐위기로 몰아넣었던 Tooo Extreme한 모밴드의 참담했던 사례까진 아니더래도 'the Unspoken King'은 캐나다 테크데스의 명가 Cryptopsy를 한순간에 위기에 처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베테랑 밴드답게 비교적 덤덤하게 논란을 수습했다고 생각하고 이후로 꾸준히 데스코어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는 모습으로 음악적 고집을 보여주는것도 좋은데, 아무래도 이쯤 되는 밴드가 12년작 이후 무려 11년동안이나 정규작을 내지 못하고 있던것은 Unspoken King의 주박이 아직 지워지지 못하고 있었다는 의심 또한 지우기 힘든게 사실.. 그동안 발표했던 ep 'the Book of Suffering'시리즈 같은 경우 역시도 나름 괜찮은 평을 받는 작품들이긴 했지만 뭐랄까 어쩔수 없는게 New Cryptopsy가 상대해야 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None So Vile'로 대표되는 인간을 초월하는 단계에 근접하던 그 괴물같던 Cryptopsy잖아. 안 그래도 너무 거대했던 전성기의 모습 때문에 커리어가 고달플 여지가 많았던 밴드가 터무니없는 변절(?)을 시도한 탓에 더더욱 일이 꼬이게 된 경우가 아닌가 한다.

 

반갑기도 하고,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스럽기도 한 이 복귀작은 청자의 입장에 따라 반응이 크게 2종류 정도로 갈리지 않을까 싶다. 1)데스코어 스타일의 Cryptopsy도 받아들인 팬이라면 그런대로 즐겁게 들을수 있는 앨범일것이고 2)None So Vile이나 그 이전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그냥 덮고 지나가면 될것. 이 앨범 전반적인 인상이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느낌이다..11년만의 앨범 치곤 너무 짧아 사실 크게 딴지를 걸거나 비난을 하기도 미묘하다. 크게 봐서 12년작 Cryptopsy와 Book of Suffering의 스타일을 그대로 잇는 데스코어/브루탈 데스의 적당한 믹스쳐에 약간의 테크닉과 정말 미약한 멜로디 감각을 더한 정도만 보여준다. 사실 경력이 차고 넘치는 베테랑이라 잘하네 못하네를 논할 단계의 밴드는 아니고, 생각 이상으로 곡들이 심플하고 좋다 나쁘다를 말할것도 없이 적당하게 넘어가는 느낌인데 글쎄 모르겠다 정말 이걸로 충분한가란 의구심이 든다. 괜찮은 브루탈 데스코어기는 하나 'Cryptopsy씩이나 되는 밴드가 11년만에 내놓은 정규작'이라면 이걸로 끝..?이란 생각이 들수밖에.. 구체적인 스타일이 다른 테크데스 계열은 넘어간다 치더라도 직계후배쯤 되는 Deformatory라던가 변절 이전의 Cryptopsy와 유사했고 역시 근자에 복귀했었던 Origin정도만 놓고 비교해봐도 글쎄.. 이 앨범은 너무 평이하고 몸을 사리는 복귀작 같은 느낌이다. '더이상의 실패는 싫다'는 트라우마라도 생긴걸까? 노화와 울렁증이 겹쳐 꽤나 무기력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