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ormatory - Inversion of the Unseen Horizon

그래서 Cryptopsy더러 뭘 어쩌란 말이냐고 물으신다면 사실 내 생각엔 정답을 냈던 밴드가 따로 있다. 비록 후배긴 하지만..몬트리올과 오타와 차이니 Deformatory는 거의 Cryptopsy의 동향 직속 후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Neil Grandy/Charlie Leduc 2인조라는 깔쌈한 구성의 이 밴드는 13년에 데뷔해 지금까지 아주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브루탈/테크데스 밴드다. 테크-데스라 해도 좀 째즈퓨전스러운 스타일이 있고 멜로데스스러운 스타일이 있고 스래쉬적인 밴드가 있고 그냥 대놓고 독하게 차력쇼 컨셉으로 가는 밴드가 있고 천편일률인것 같아도 파고들면 나름 다양하다면 다양한 업계인데 이들은 어떻게보면 상당히 우직하게 Cryptopsy를 답습한다고 해야할까..그것도 데스코어적인 분위기가 엄습하기 이전의 Cryptopsy를 말이다. 브루탈/테크데스라는 장르에서 Cryptopsy의 위상을 생각하면 뭐 그리 이상한 일인가 싶지만 이런 케이스가 생각처럼 흔하지 않다..좋다해서 마냥 카피하기엔 그 난이도가 심각하게 빡세서 그런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이 밴드는 그렇다해서 깎아내릴만한 밴드는 아닌게, Cryptopsy의 카피캣이란 인상은 강하지만 고난이도의 빡빡한 테크데스 사운드를 구사하는 와중에도 굉장히 캣치하고 귀에 잘 박히는 곡을 쓰는 신박한 재주를 갖고 있다. 이 장르의 밴드답지 않게 멜로디나 리프를 다루는 방식이 아주 아기자기하다고 할까.. Flo Mounier같은 초월적인 테크닉의 유명 연주자를 탑재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테크데스 밴드로서 줄수있는 연주적 재미도 아주 충실하고 말이다. 데스코어 노선으로 빠지지않고 모던화에 성공한 버전의 Cryptopsy같은 느낌? 어쩌면 Cryptopsy가 데스코어 노선을 탄것도 보다 대중적인 노선을 걷고자 하는 의미도 분명 있었을거라 생각되는데-그게 아니고서야- 이런 실속있는 후배를 보면 상당한 헛짓거리가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애초에 데스코어를 좀 쉽게 보고 뛰어든것도 있겠다 싶고. 어쨌든 중요한건 내용이지 형식이 아니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