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eral Mist - Deiform
'패스트블랙'이라 불리우는 음악들은 내게는 '지루함'과 공통어나 마찬가지였다. 그 스타일의 대명사나 마찬가지인 Marduk역시 크게 흥미가 생기는 밴드가 아니었고..그 살인적인 광폭함이야 인정할만한 부분이지만 그래서 그 외의 무엇도 끼어들 틈이 없는 극도로 재미없는 음악..더 악랄한 무언가를 갈구하던 시절에 들었던 'Panzer Division Marduk' 정도는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뭐. Arioch, Mortuus 혹은 Daniel Rosten으로 불리우던 이 아저씨가 마덕에 가입하면서부터 조금씩 완급조절이나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고는 하나 그래봐야 마덕은 걍 마덕..어차피 내게는 흥미없는 브랜드. 하지만 Arioch의 1인 밴드인 Funeral Mist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특히 마덕의 활동이 시들해진 18년부터 다시 앨범을 내기 시작한 이후로는 더더욱..
21년작인 본작 'Deiform'은 영특한 송라이팅과 현대적인 사운드메이킹이 잘 어우러진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이다. 전형적인 마덕 스타일 블랙메탈 특유의 눅진한 타격감과 주술적 분위기도 잘 살아있고 후기 Abigor를 떠올리게 하는 인공적인 터치-아주 마일드하지만-나 종종 접할수 있는 어린이 합창단..같은 요소를 활용 다양한 연출을 삽입해 지루함을 덜어준다. 실시간으로 건초염이 동시다발로 발생할듯한 외주 드럼 Lars Broddesson의 정신나간 드러밍 또한 살떨리는 재미를 제공하는데 역시 업계 최악의 3D 업종이 아닐까싶은 마덕의 드러머 출신다운 활약이다. 한편으론 혼자서도 이런 앨범을 만드는 사람인데 마덕에선 역시 쉽지 않은걸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뭘 하려고 해도 에스프레소를 맥심커피믹스로 바꾸려든다고 손가락질이나 받으려나..드러워서 때려치기엔 인지도가 있는 자리라 사실 아쉽기는 하고 뭐 그런건 아닌가? 앨범은 좋은데 들을수록 심란해지는 묘한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