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ane Order - Slave Morality

요즘의 젊은 뮤지션들은 뭐랄까 재능의 부익부빈익빈이 좀 심해진..고런 느낌을 더러 받게 된다. 인터넷의 발달로 일찌감치 양질의 음악들을 폭넓게 흡수해온 영향이 이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해야될까. 음악 잘하는 애들은 사이드로 툭툭 건드리는 밴드들 수준도 예전하곤 차원이 다른거 같네..한마디로 뮤지션들이 먹고 자란 자양분의 질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올라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나저러나 감 못잡는 재능없는 애들한텐 해당사항 없는 얘기겠고..뭐랄까 해설지 정독하고 핫뮤직 과월호 뒤적이거나 그도 아니면 지구레코드 타이틀과 커버아트의 숭악함 정도로 어림짐작해야했던 나의 열악했던 청소년기가 서글프게 느껴..각설하고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상당히 쌔끈빡끈한 블랙메탈을 선보였던 캐나다의 Spectral Wound의 멤버인 Illusory의 또다른 밴드인 Profane Order의 얘기를 하기 위해서. Spectral Wound보단 한결 '가내수공업'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워메탈/데스 성향의 밴드며 상당히 떡지고 눅진눅진한 질감 탓인지 어딘가 크러스트 같은 느낌도 강한 편이다. 사실 Spectral Wound 때부터도 그랬지만 이 밴드도 이런저런 지저분한 기믹이나 음질 장난, 비비 꼬거나 하는거 일체없이 패 싹 까고 시작해 시원시원 사악하게 달려준다. 개인적으론 워메탈이란 장르 자체에 호감도가 썩 높진 않은데..아무래도 Archgoat나 Revenge같은 네임드들이 '좆같은 음질'이나 '웅얼웅얼거리기'를 '사악함'이라고 업계에 잘 가스라이팅해놓은거 같단 말야..뭐 감안해도 Archgoat는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쨌거나 이렇게 깨끗하게 들리게 하면서도 악랄하게 잘 때려부수고 리프며 솔로며 귀에 쏙쏙 박아주는 밴드들이 엄연히 있는데 말이지. 잘하면 이들도 미국 덴버의 그 Blood Incantation에서 파생된 일련의 메탈집단들 같은 크기로 번져나가진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아직은 망상이려나.. 어쨌든 이들은 본작 이후 Nuclear War Now!로 이적해 신보 'One Nightmare Unto Another'를 내놓은걸 보면 꽤 성공적인 데뷔작이었음을 인증받은 셈이 아닌가 싶은데 올해 앨범은 조금 아쉽다..너무 막가파 크러스트로 간 느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