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istic Drive - Anthropophagy

Demilich국..이라도 하면 너무 어거지겠고 대대로 예쁜 메탈 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는 핀란드(물론 나는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에서 또 요상한 애들이 기어나왔다. 항상 보면 최악으로 뒤틀린 애들은 꼭 엄한데서 튀어나온다.. 말은 이렇게 했어도 Sadistic Drive는 사실 그렇게 험악하거나 악질적인 성향의 밴드는 아니다. 오히려 위악적인 허세를 부리는 귀염뽀짝한 개그밴드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실력이 상당히 괜찮은 허허실실형 밴드다. 가까운 유형으로 옆 동네의 Sanguisugabogg같은 밴드라면 느낌이 오지 않을까 싶다. 뭐 차이가 있다면 Sanguisugabogg은 일찌감치 센추리 미디어의 간택(?)을 받아 메이저 데뷔를 일궈냈지만 얘들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정도 짐작만 해보는거지..영원히 빛을 못 볼지도 모르는거고 뭐.. 여하간 이 밴드 재미있다. Sanguisugabogg이 슬램데스를 원숭이도 놀법한 저지능 그루브로 더욱 간소화시켜 접근성을 높였던것처럼 Sadistic Drive는 역시 브루탈 데스메탈을 원숭이도 대가리 흔들며 놀법한 수준으로 좋게 표현하면 캣치함/심플함을 잘 살린거고 나쁘게 말하면 원시적인 수준으로 사운드를 퇴화시켜서 그야말로 말초적인 질주감과 떡진 리프만 너덜너덜하게 남겨놨다고 해야할까. 레코딩도 씨발 드럼이 씨발 스네어를 갖다치는건지 다 먹은 꼬리곰탕캔을 치는건지..곳곳에서 하드코어 펑크의 강한 영향력이 느껴지는데 극도로 단순해진 사운드임에도 곡들의 개성을 강하게 살리는 송라이팅 감각은 상당히 날카로운 면이 있다. 어느 서양 메탈돼지가 '이 병신레코드는 GreenDay가 데스메탈을 연주하는것 같음'이라 한걸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2000% 동의한다. 이 밴드를 꼭 좀 메이저 레이블에서 봤으면 좋겠는데(이 밴드의 특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그냥 병신 사운드가 널리 퍼지는 꼴을 보고 싶다) 후속작인 'Perpetual Torture'가 발전은커녕 미묘하게 재미없는 재탕만 하고 끝나서 사실 긍정적인 말을 못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