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 Cross - Dead Cross II
이건 반가운 앨범이다. 마이크 패튼도 그렇고 데이브 롬바르도 또한 원체 왕성한 활동은 해도 꾸준하게 한 밴드에 알을 박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뭐 주로 타의에 의해서였지만 슬레이어에서도..)이 밴드 또한 사실상 프로젝트성 이벤트로 그치는게 아닌가 싶었던게 있고 전작이 괜찮은 방향을 제시함과 함께 아쉬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미묘한 앨범이었어서 더더욱 그랬다. 이 밴드는 확실히 그 구성원들(Faith No More, Slayer, Locust, Retox의 멤버들이 헤쳐모인)의 어마어마한 이름값에 비하자면 무언가 엉성한 느낌이 있는가 하면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신선함도 공존하는 묘한 기대감을 주는 구석이 있었다.
5년여만의 신작이 되는 새 앨범은 넓게 보면 크로스오버 스래쉬-하드코어 펑크적인 색채를 이어나가지만 확실히 능글맞아졌다. 전작에선 베테랑 뮤지션들답지 않게 다짜고짜 달려들고 보거나 수습이 좀 안된다 싶으면 드럼이 나서서 두다닥 신명나게 타작하고 끝내는 느낌이 좀 있었는데-거야 뭐 데이브 롬바르도라는 고급 배터리를 달고 있으니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사실 드러머를 제외하고나면 이런 호전적인 방식은 나머지 멤버들에게 그렇게 어울리는 방식도 아니고 익숙하지도 않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마이크 패튼은 연출력과 표현력이 능수능란하기로 업계탑을 다툴만한 명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새 앨범은 다채로운 연출과 송라이팅에서 한결 발전된 느낌이 강해졌다. 그런 와중에도 더욱 재밌는 것은 한층 더 날이 바짝 서 있는 악취미적 감성이랄까, 이 아저씨들 몸은 불고 얼굴은 늘어졌어도 아직 음흉하고 악의가 절절 끓는다. 메탈팬의 입장에선 아주 최고로 즐거운 포인트다. 차피 슬레이어도 해체했겠다 이 밴드의 롱런을 기대해봐도 괜찮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