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Japan - Ballad Collection

훌륭한 송라이터의 기준이 무얼까? 감각적인 편곡? 누구도 예상치못한 하이브리드? 사운드의 표본을 세우는 파이오니어로서의 면모? 엄청난 스케일로 청자를 압도하는 위엄? 아무래도 좋고 좋을대로 들으면 그만이지만 어쩌면 뇌리에 꽂혀 언제고 흥얼거릴수 있는 멜로디를 뽑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송라이터로서의 극의가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어떤 트레이닝이나 수련의 결과로 얻어질수 없는 본능적인 부분이랄까. 어쿠스틱 기타나 피아노 한대 놓고 누군가는 평생 잊지못할 곡조를 뽑아내는 그런 느낌.

 

중학교 2학년도 안할거같은 자아도취적인 태도를 일평생 고수하는것..일초에 오조오억타를 친다는 전설의 드러밍 실력..죽은 자식 부랄이 짓무를 정도로 과거를 우려먹으며 연명..애초에 락/메탈 뮤지션으로서 자의식이 있긴 한건지 싶은 고런 꽁기꽁기함..등등을 다 덮어두고 더 희화화될 이미지도 안 남은거 같은 요시키를 나로선 절대 조롱할수 없는 부분이 바로 거기에 있다. 오히려 그 어떤 뮤지션의 곡보다도 오래도록 새김질하게 만드는 탁월하다못해 불가사의할 정도로 아름답고 보편타당한 요시키의 멜로디 메이킹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었)다고 거의 20년은 넘게 느낀다. 아, 비틀즈나 엘비스를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할게 없는 느낌인데 왜 요시키를 좋아한다고 하기는 부끄러운거지.

 

요건 타이틀 그대로 발라드 컴필레이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만 그저 널부러져서 요시키의 감미로운 멜로디를 논스톱으로 즐기기엔 나쁘지 않다. 시작하면 한곡도 스킵하기 힘들다. 터무니없는 자의식 과잉에 음악적 행보는 과오가 많았던 사람이지만 진심으로 대단한 뮤지션이었다고도 생각한다. 한번쯤 멋지게 부활하는 모습을 내 생에 볼일은 없을거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