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cide - Legion
그래서 Deicide의 최고 좋은 앨범이 뭐냐고 묻는다면 사실 대답하기가 조금 곤란한 감이 있다. 데뷔작은 귀에 꽂히는 좋은 곡들이 꽤 있긴 한데 풋내, 치기어림이 아직 남아있고...Once Upon the Cross는 무시무시한 기세와 메시지와 달리 곡들은 다소 평이한 느낌, Redemption은 좋지만 대표작으로 꼽기엔 방향성이 너무 달라진 작품이니 좀 곤란. 역시 Legion이지 싶다. 혹자는 데스메탈 버전 Reign In Blood라고까지 하고 글렌 벤튼은 실패작이라 자평했다는 썰도 있으나 Angel of Death같은 만사형통 킬링트랙이 부재한 것은 좀 아쉽다. 전작의 뎃바돈 같은 곡이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글렌 벤튼 썰은 사실 잘 나왔는데 더 좀 뽑아낼수 있지 않았나싶어 너스레를 떤 것 아닐까 싶기도. 뭐 사실이라 해도 가쉽에 가까운 사항이니.
이 앨범으로 Deicide라는 브랜드가 본격화/구체화되었다 생각한다. 전작으로도 충분히 악랄한 악마의 아들같은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본작에서부터는 그냥 플로리다에 현신한 마귀새끼들로 보였으니. 글렌 벤튼의 강철성대가 단박에 귀에 들어오지만 본작을 지배하는건 악마적 쫀쫀함을 자랑하는 환상적인 리듬섹션이다. 급격하게 트리키한 면모를 보여준 앨범이라 할까, 좀 이상한건 이후의 작품에선 이같은 테크니컬한 면모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 글렌 벤튼 보컬의 엄청난 카리스마에 가려있지만 Deicide는 의외로 평이하고 안정적인 노선 위주로 걸은 편이다. 뭐 모비드 엔젤같이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질러버리는 것도 곤란한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