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 Dream - It didn't have to be this way
마이애미의 포스트하코/스크리모/메탈코어 밴드 Bloom Dream의 흥미로운 24년 데뷔작. 평이한듯 오묘한 작풍을 가지고있다..사운드의 기본 얼개는 Converge풍의 메탈코어지만 감정적으로 폭주하는 Orchid류의 이모바이올런스와도 유사성이 있고, 구조적으로 적당한 서사성도 있고 부분부분 Godspeed You Black Emperor의 불온함도 언뜻 느껴진다. Corea같은 스크리모 선배를 모나지 않게 예쁜 소리로 바꾼것도 같지만 전반적인 텍스처의 괴리감이 있긴 하고..90~00년대 사운드를 기묘하게 블렌딩한다는 점에선 Chat Pile같은 밴드와 비교해볼수 있겠는데 그렇게 자기 색이 뚜렷한 편은 아니고..하여간 뜯어보면 익숙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도 정작 정체는 불분명한 느낌.
그런 점에서 장/단이 뚜렷하게 갈리는 데뷔작이라 할수 있겠다. 신인밴드의 데뷔작이라곤 믿기힘들 정도로 다양한 사운드 스펙트럼을 능수능란하게 펼쳐보이면서도 사나운 기세를 유지하는건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지만, 결국 뭘하고 싶은건지 또렷하게 떠오르는게 없다. 다양한 스타일의 장점만 뽑아먹는것 같으면서도 지향점은 영 흐릿하다. 게다가 앨범의 볼륨도 적은편이라 들어볼만하면 끝나버리는것도 좀 그렇고. 퀄리티있는 사운드긴 하지만 지나치게 학습된듯한 작위적인 면이 과도한 느낌이랄까..딱히 이들만의 문제라기엔 언젠가부터 요런 잘하지만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배를 산으로 올려보내는 신인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긴 한데. 잡다한 쏘쓰들을 간추려서 확실한 자기것을 키운다면 훨씬 좋을것같다. 염세적인 포스트락의 형식을 빌린 메탈코어 같은걸로 간다면 꽤 멋질것 같은..데 말같지도 않게 난이도가 올라가긴 하겠군..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것만 해도 비범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