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th - The Last Will and Testament

Opeth를 대단한 밴드로 만든건 'My Arms, Your Hearse'나 'Blackwater Park'같은 앨범들을 줄줄 내던탓이라 생각하는 입장에선 'Watershed'이후의 Opeth는 뭐랄까..들을수가 없었다. 메탈을 할 생각이 없다면 나 역시 들을 이유가 없고 Camel화된 Opeth라면 더더욱 사양이다. 그럴바엔 걍 Camel을 듣는게 낫잖아..Porcupine Tree가 메탈릭해지는거야 따봉이지만 Opeth가 Camel이 되겠다는건..이조차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 나의 유일한 의문은 Mikael Akerfeldt가 대체 언제까지 이 짓을 하려는걸까 라는것뿐이었다. 원래도 아트락적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야 했는데 자기 음악을 듣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현재의 Darkthrone을 씹던 이들을 씹어대던 업보가 이렇게)가 아예 없는듯 했던건 역시 좀 너무했단 생각.

 

그러거나 말거나 5년만의 신작 'The Last Will & Testament'역시 아트락/프록락 바라기 모드는 그대로, '그 Opeth'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후기 스타일을 안착시키는데 비로소 성공한것같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게 너무 오래 걸렸다 싶지만..신보는 아주 오랜만에 데스 그로울이 돌아왔고(많진 않다) 메탈의 타격감만큼은 어느정도 회복한 모습이다. 이런 스타일을 선보인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멜로디는 귀에 잘 박히고 과해질것도 없이 캐주얼한 볼륨 덕에 더 산뜻하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Opeth특유의 쌉스그리함과 신비한 아트락 갬성를 절묘하게 버무린것도 꽤 멋지다. 이렇게까지 할일이었나 하는 근원적인 의구심은 아직도 남지만 어쨌거나 결국 뚝심으로 어떤 이정표를 박아주는 느낌..본인이 하겠다는데 뭐 어쩌겠는가. 무엇보다 미카엘의 팔색조 보컬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데, 노래 잘하는거 모르는 사람 있겠냐만은 새삼 귀가 호강하는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