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Pile - Cool World

이 밴드에 대해서 전부터 정말 지겨울 정도로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투박하고 무표정한 피치포크 사운드같은 느낌이랄까 어째서 웹진이나 '평론가'들이 좋아하는지는 얼추 알겠지만 역시 그다지 흥미롭지도 끌리지도 않았다. 약간은 신선한 구석도 없진 않았지만 언제나 두루뭉술하게 먹물티를 내고싶어하는 밴드들은 있어왔으니까..라는 생각이었는데, 새 앨범 'Cool World'는 한마디로 놀랍다. 한층 괴팍하고 염세적인 분위기를 한껏 뿜어내면서도 듣는 재미를 살리는 쫄깃한 그루브를 장착하고 나타났다.

Big Black, Jesus Lizard, Sonic Youth같은 노이즈락/초기 그런지의 실험적인 부류들의 정서를 강하게 가지고있지만 사운드의 질감이나 풀어내는 방식은 Helmet이나 Korn의 건조하고 리드믹한 방식에 슬럿지에 가까운 묵직함을 더한 느낌이다. 염세적인 분위기와 생기없이 무표정한 비트에선 Godflesh나 Killing Joke(물론 멜로디를 극도로 자제한듯한 버전)의 냄새까지 난다. 새로운건 전혀 없지만 의외의 것들을 모아다 대단히 카리스마틱하게 펼쳐내고 있다. 다양한 음악의 영향은 느껴지지만 조잡하거나 짭퉁냄새는 그다지 나지 않는다..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일관된 비관적인 정서와 악의의 힘일려나. 솔직히 이 정도로 발전할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놀랍다. 아마 올해 들은 가장 도발적인 사운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