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d Row - The Gang's All Here

세바스찬 바흐의 공백이 메꿔지지 않아서..라기보단 Skid Row가 무슨 앨범을 내놔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수는 없었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렇다해도 밴드의 강한 활동의지에 비해 도통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건 역시 바흐의 그림자가 컸다고밖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적어도 이 밴드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세바스찬 바흐는 완벽에 가까운 쌔끈한 보컬리스트였을터. 트리거가 된건 'Subhuman Race'였겠지만 밴드활동을 이어가는것조차 힘들게 한 치명타가 된건 결국 바흐의 탈퇴였던건데, 세월이 흘러 재결합을 원하는 바흐를 진창을 헤매던 와중에도 한사코 거부하던 남은 인원들의 증오는 골이 깊어보였다. 가장 힘든 시기에 등에 칼을 꽂는게 이렇게 위험한 짓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던 Skid Row에게 구원투수로 등판한게 스웨덴 보컬리스트 Erik Grönwall이다. H.E.A.T의 탈퇴 이후 Skid Row에 가입한다는 썰이 돌때부터 아무리 스웨디시 아이돌때부터 팬심을 드러내던 밴드라 해도 환갑나이의 퇴물밴드에 구태여 들어갈 필요가 있나란 의문이 강하게 들었는데, 어쨌든 Skid Row로서는 이 젊고 재능넘치는 보컬리스트야말로 그놈의 지긋지긋한 세바스찬 바흐를 대체할수 있는 적절한 프로필이었던건 두말할 필요없음이다. 그리고 몇년만의 신보인지도 모르겠는 이 'The Gang's All Here'가 증거가 될수 있을것이다. 이 앨범은 젊고 새로운 에너지를 주입받은 티가 팍팍 나는 아주 활기차고 쿨한 하드락/헤비메탈로 40분을 꽉꽉 채우고있다. 에릭 그뢴발의 보컬은 바흐에 비해선 좀 더 미성이긴 하지만 바흐 이후 보컬들과는 비교하는것조차 민망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만은, 어쩐지 반응은 생각보다 미적지근했다. 여전히 세바스찬 바흐를 원하는 사람들의 기억을 지울만큼은 아니었던걸까? 그보단 이제 Skid Row따위가 뭘하든 대체로 관심이 없다고 보는게 맞을거같다. 늦어도 너무 늦어서 또다시 시대의 흐름에 반하게 되었다..게다가 혈액암을 앓던 에릭 그뢴발이 투병을 위해 밴드를 탈퇴하는 악재까지 겹쳐버린다. 일이 이렇게 되면 나이에 비해 아직 괜찮은 컨디션을 보여주는 바흐와 재회해보는것도..란 생각도 들긴 하지만 다 늙어빠진 영감들이 꾸역꾸역 모여봐야 역시 달라질게 없을거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