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le - The Underworld Awaits Us All

Nile의 새 앨범을 안 듣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Those Whom the Gods Detest'이후로 인상적인 앨범을 낸 기억이 없으니 얼추 15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다..고 해도 반박할 뎃메럴팬은 많지는 않을것이다. 그러는동안 브레인 Karl Sanders와 슈퍼 테크니션 George Kollias를 제외한 전 멤버가 무수한 교체를 반복했는데 어차피 저 둘이 핵심이니 이건 그리 크리티컬한 부분은 아닌것 같지만.. 하여간 전성기엔 정말 대단하다는 말 외에 형용할게 없던 극강의 테크니컬데스에 이집트 테마의 에스닉한 정서를 얹은 독특한 밴드였던 Nile이었지만 또 그와 반대로 하향세의 시간 또한 상당히 길고 무색무취했다..전작 'Vile Nilotic Rites'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에도 개인적으론 공감하기 힘들었고. 이 정도면 괜찮다하기엔 뛰어난 후배들이 너무 많이 등장했다고 할까, 어쨌든 Nile의 시대는 지나간지 오래라는 느낌이었다.
덮어놓고 5년만의 신작 'The Underworld Awaits Us All'은 Nile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간만에 쾌작이다. 새 앨범은 이집트에 대한 끝없는 집착은 다소 내려두고(물론 딱히 포기한건 아니다) 브루탈/테크 데스로서의 본질에 집중한 모습이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Nile은 꼭 이집트가 아니어도 충분히 압도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낼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밴드였는데 어쩌다보니 본인들도 망각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빡세고 테크니컬한 사운드가 돌아왔다. 트리플 기타가 엄청나게 때려붓는 브루탈리티와 빽빽한 구성력도 흠잡을데 없지만 깔끔하게 사운드를 잡아낸 Mark Lewis의 솜씨도 주효했다. '이집트스러움'역시 비중은 줄었지만 요소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되었으며 주술적 느낌의 여자보컬이 등장하는등 멜로디센스나 보컬을 다루는 방식이 보다 다채롭고 세련되어진듯하다. 작년 Tetragrammacide같은 밴드를 들으며 Post-Nile의 자리를 노리는게 아닐까 싶은 좋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원조가 건재함을 증명할줄은..Brodequin의 폭탄같은 강습타가 아니었으면 틀림없이 올해 최고의 뎃메럴이 되었을것이다. 장르의 간판급 밴드가 이를 갈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