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mwitch - Wormwitch

캐나다의 블랙앤롤/블랙큰 크러스트 밴드인 Wormwitch는 멜로딕 블랙/데스 사운드에 크러스트의 질감을 덧입히는 밴드인데, 어찌보면 흔한 방법론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바란스 감각이 상당히 좋은 밴드였다. 비슷한 부류로 묶이는 Dodsrit같은 이들의 음악이 사실상 또다른 멜로데스에 크러스트의 향만 첨가한 버전이라면 이들은 5:5나 6:4에 가까운 느낌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절묘한 감각이 아주 뛰어났다고 하고 싶다. 멜로딕한 익스트림 메탈의 정취도 살리면서 또 크러스트의 질주감도 약하지 않은..조금은 어정쩡한 노선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양측의 장점을 똘똘하게 챙긴다는 생각이 드는 밴드였는데.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서론을 질질 늘어놓는 이유는, 그동안의 바란스 감각은 어쩌고 거의 크러스트에 몰빵한 느낌의 신작을 뜬금없이 내놓은 탓이다. 워낙 잘하는 밴드라 이런 사운드도 나쁘지야 않고 사실 수준급의 앨범이긴 한데..아무리 그래도 너무 전형적이라 특색없는 블랙큰 크러스트라고 해야할까. 그 좋았던 멜로디 센스를 거의 폐기하다시피한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사악함이 상당히 강해진건 강점이라 해야겠지만 이런 스타일의 1티어급 밴드들에 비하면 또 그렇게 인상적이라고 하진 못하겠고..당장 작년의 Ringworm만 해도 이보단 훨씬 파괴적이고 드라이브감있는 사운드를 구사했었는데 말이지. 굳이 개 밑으로 기어들어간 늑대같은 느낌..? 핸디캡 매치도 괜찮다는 자신감 같은건가..?잘 모르겠다. 초심 회복의 취지로 보기엔 데뷔때부터 멜로디 감각이 좋은 음악을 하던 밴드였는데 이제 와서 굳이..? 개인적인 의문이 풀리지않는건 덮어두고 기존의 Wormwitch팬에게도, 블랙큰 크러스트의 팬에게도 특별히 어필할건 없는 잘빠진 평작..정도로 해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