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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 of War - Fog of War
후럴
2024. 7. 13. 16:22
스래쉬 리바이벌이 한창이던 시절 우후죽순 쏟아지는 모던 스래쉬밴드들은 적당히 즐기기엔 괜찮았지만 인상적인 팀은 매우 드물었는데 어쩐지 쭉 기억에 남아있는 밴드가 하나 있는게 캘리포니아의 Fog of War다. 특히 이 데뷔작이 상당한 물건이었다..는 생각. 핵폐기물을 퍼마시고 발로 그린듯한 커버아트부터 심상치않은데 하여간 이 밴드의 음악은 기본 골자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스래쉬 느낌이긴 한데 상당히 혼란스러울 정도로 이런저런 다채로운 요소들을 아무렇지 않게 담고있다. 펑크에 기반한 단순무식한 질주와 전형적인 쌍팔스타일의 과장된 보컬, 네오클래시컬 메탈에서나 들을법한 화려하고 양식미있는 기타플레이같은 일견 그다지 어울릴것같지 않은 요소들이 마구 튀어나와 혼재되어 있는데 전혀 어색하거나 난잡하지 않을뿐더러 굉장히 신나고 귀에 잘 박힌다..적당히 꼬순내도 있고 쫀득쫀득한 사운드 프로덕션도 의외의 퀄리티. 쌈마이함을 표방하고 있고 또 하나하나는 들어봄직한 요소들인데 뭉쳐놓은 꼴은 일반적인 장르의 문법을 곱게 따르지 않는 아주 자유로운 영혼의 스래쉬라는 느낌. 6년후에 앨범을 하나 더 내긴 했는데 전작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하고 얌전한 스래쉬를 담고 있었고 이후는 별다른 활동이 없다. 멤버들이 Chris Reifert의 펑크밴드 Violation Wound에 캐스팅된걸 보면 실력만은 나름대로 인정받았다 싶지만..어쨌거나 무뇌한 파티스래쉬로 일관하던 동년배들에 비하면 차원이 다른 데뷔였는데 지속은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