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lcandra - A Dying Wish
Thulcandra(출산드라..로 읽혀서 불편)는 Obscura의 터줏대감인 Steffen Kummerer가 꽤 오랫동안 하고 있는 멜로딕 블랙 밴드다. Dissection과 Naglfar사이 어딘가를 적당히 표류하는 느낌의 밴드인데 사실 그다지 나쁜 느낌도 아니고 장르의 팬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부담없이 추천할만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팀임에도 불구하고 Steffen Kummerer쯤 되는 뮤지션이 구태여 이런 커버밴드에 가까운 밴드를 하고있을 필요가 있나..란 의구심은 쭉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Obscura못지않게 되게 꾸준하게 하고있어..그나마 대놓고 Dissection파쿠리인걸 숨기지않던 초기작들에 비하면 조금씩 독자적인 색깔을 입히기 시작한게 변화라면 변화다. 원래도 기본 정서부터가 사악함보다는 서정성에 촛점을 맞춘듯한 인상이기도 했고 거의 네오클래시컬 메탈에 가까운 접근을 보이기도 했던 Obscura의 'A Valediction'을 떠올려보면 블랙메탈은 어차피 주가 아닌 부였을뿐 멜로디컬하고 화려한 메탈에 대한 Steffen의 애정이 생각보다 꽤 진심인지도 모르겠다만은.
21년작인 'A Dying Wish'는 글쎄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것 같지만 Dissection이나 Naglfar, Windir같은 멜로딕 블랙 거장들을 단순 파쿠리하며 즐기는 차원에선 많이 벗어난거 같다. 이제 이 밴드도 나름 진지하게 각을 잡고 작업하기 시작한것같은 느낌..그렇다고 대단히 새로운 뭘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Obscura에서도 맛볼수 있었던 어쿠스틱의 고즈넉한 맛을 대폭 늘린것이나 뭉근하게 곡을 전개해나가는 차분한 방식은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 'A Valediction'에서도 느꼈던거지만 Steffen은 은근히 클래시컬하고 중세적인 분위기를 내는데 소질이 제법 있는거같다. 어쨌든 다소 힘을 주었다 하더래도 Obscura에 비하면 즐겜에 가까운 밴드긴 하고 그렇게 심도있는 작업물로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꽤 들을만하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