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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ary - The Year the Sun Died

후럴 2024. 2. 11. 17:17

Jeff Loomis가 깔끔하게 10년을 채우고 Arch Enemy를 떠났다. 제프 정도 검증된 기타리스트에게 이상할 정도로 권한을 주지 않던 Michael Amott에게 욕을 무지하게 해댔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밴드 메이트라기보단 철저한 계약관계의 직장동료로서 활동했을뿐, 제프도 '쥐고 떠나면 그만아닌가'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용역을 뛰었을뿐..그냥 그게 다인거 같기도 하다. 능력있는 알바라고 해서 정직원 대우를 하지는 않는거지 뭐.. 이제 돌아갈 Nevermore는 없지만 쭉 멈춰져있던 제프의 솔로활동이 재개되길 기대한다. 기타도 기똥차게 치지만 항상 흥미로운 음악들을 들고 나타나던 제프였는데 말이지..

 

이쯤에서 Nevermore의 갑작스런 해체와 뜬금없는 Sanctuary의 재결성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This Godless Endeavor'라는 초대형 장외홈런과 'The Obsidian Conspiracy'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Nevermore를 그만두겠다던 Warrel Dane은 그 자신의 건강문제(당뇨+알콜중독 등의 문제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와 기타 멤버간의 문제로 밴드를 해체하지만 '언제고 다시 할 용의가 있다'정도로 입장을 정리하고 떠나버렸다. 문제는 기다렸다는듯이 원년멤버였던 Jim Sheppard등을 데리고 Nevermore이전 본인의 밴드였던 시애틀 스래쉬/파워메탈 밴드였던 Sanctuary를 부활시킨것.. 솔직히 말해 음악적 색깔이 크게 다르다고 하기도 힘든 이 밴드를 굳이 Nevermore를 해체하고 할 정도는 누가 봐도 아닌데 아무래도 밴드내에서 Jeff Loomis의 영향력이 걷잡을수 없이 커지는게 부담스러워 결국 본인의 밴드를 다시 가동시키기로 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었다. Sanctuary는 누가 뭐래도 Warrel Dane의 밴드고 자의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를 위협할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뭐 코난 빙의는 덮어두고, 'The Year the Sun Died'는 25년만의 복귀작인만큼 구 Sanctuary로서의 연속성보다는 다소 열화된 버전의 멜로우한 Nevermore느낌이 강하다. 굳이 열화판인 이유는 역시 제프 루미스가 없어서 필연적으로 연주적 퀄리티가 떨어질수밖에 없는 부분과 그에 따라 악곡의 구조 역시 헐거워진것이겠고..다만 멤버들의 확실한 연륜과 내공을 드러내는 을씨년스런 멜로디감각과 센스는 이건 분명 Nevermore로 하기는 힘들겠다는걸 인정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예전처럼 초고음 초음파 보컬을 마구 내지르진 못하지만 특유의 염세적인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는 워렐 데인의 보컬도 중후한 맛과 비맞은 땡중마냥 주절거리는 싸이코틱한 연출력을 적절하게 버무려 존재감을 어필한다. 뭐랄까 반갑기도 하고 좀 꼬름하기도 한 컴백이었지만 제프는 제프대로 활동하는 와중에 이 밴드도 기대이상 괜찮은 앨범을 내주었다는 느낌..이었는데 불행히도 워렐 데인의 건강은 알려진것보다 훨씬 좋지 않았고 본인의 솔로작을 준비하던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