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G

Voivod - Synchro Anarchy

후럴 2024. 1. 5. 22:29

'후대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Sci-Fi메탈의 선구자가 어쩌고' Voivod하면 고장난 라디오처럼 읊을수 있는 레파토리지만 정작 나 자신의 Voivod에 대한 관심은 스래쉬의 영향력 하에 있던 커리어 극초반에 한정-잘 쳐줘도 Dimension Hatross까지만-되기 때문에 사실 Voivod라는 밴드 자체에 대해 알고 있는건 한줌 뿐이다. 아마 감상 횟수는 바로 그 Voivod의 사생아인 Vektor가 족히 몇배는 더 될것..그러니까 이후의 프록메탈이 됐든 아방가르드메탈이 됐든 외계메탈이 됐든 그걸 뭐라 부르던 Voivod는 그냥 좀 이상한거 하는 캐나다 아재들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것. 메인 송라이터였던 Piggy의 사망이후 아예 갈길을 잃은것처럼 보이던 때엔 더 말할것도 없는 퇴물밴드였다..만은, 원년보컬 Snake가 돌아오는걸 시작으로 떠나는 사람은 잡지않고 조용히 멤버들을 충원-와중에 새 기타로 들어온 Chewy는 Gorguts와 Cryptopsy를 거친 사람ㄷㄷ-해가며 성실하게 앨범작업을 계속해가는데 13년작 'Target Earth'즈음부터 밴드의 폼이 돌아온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물론 내 개인적으론 높은 평가를 받던 'The Wake'가 대체 이게 뭘하는 음악인지 그다지 와닿지가 않아서 다시 아웃 오브 안중이 되긴 했지만.

 

해서 시간이 꽤 지난후에야 듣게된 22년작 'Synchro Anarchy'는 꽤 놀라운 앨범이었다. 답지 않게 굉장히 듣기 쉽고 캣치한 느낌의 본작은 그럼에도 탄탄한 곡 전개와 구조, 또 그를 뒷받침할 요점만 딱딱 짚어 후리는듯한 깔끔하지만 응집력있는 연주적 묘미까지 갖춘 베테랑 중 베테랑다운 면모가 빛나는 앨범이다. 정말 편안하고 즐겁게 들을수 있는 앨범인 동시에 누가 들어도 Voivod임을 알수 있는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여유만만한 똘끼..그러면서도 전작과 같은 난해함이나 두루뭉술한 모호함은 배제했다. 물론 그런걸 좋아하는 팬도 있겠지만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이제 와서 그런걸 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순전히 내 취향이 아니라서 하는 얘기 맞음)..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듣는 재미를 주는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알고 있는 밴드일것이고 이렇게 증명한다. 그렇게 많은 앨범을 내고도 아직까지 생명력있는 음악이 뽑히고 있는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