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tragrammacide - Typho-Tantric Aphorisms From The Arachneophidian Qur'an
이 밴드와 앨범에 관심을 갖게 된건 숭하면서도 묘한 느낌의 커버아트가 상당히 인상에 남았던 탓인데, 놀랍게도 Cult of Fire로 유명한 Iron Bonehead소속의 인도 밴드였다. 인도에조차 기묘한 뉘앙스의 블랙/데스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Iron Bonehead소속으로 뛸만한 메탈밴드가 있구나..하는건 덮어두고 데뷔작부터 픽업된것부터가 심상치 않은데 애석하게도 전작이자 데뷔작은 그닥 내 취향은 아니었다. 꽤나 극단적인 블랙/워메탈 계열의 사운드였는데 사실 말이 좋아 워메탈이지 음악과 배설에 가까운 노이즈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는 느낌이라 듣기도 힘들고 영 구미에 안 맞는다고 할까, 이게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느껴져야 사악하기도 하고 한건데 이건 그조차도 아닌 거의 음향테러에 가까운 수준이라 역시 나는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할거없이 워메탈이라 불리는 음악들은 영 취향이 아니다 싶었는데..
새 앨범은 상당히 프로페셔널해졌고 훨씬 맘에 든다. 비슷한 뉘앙스지만 교묘하게 노선을 틀었다고 해야될까 악취미적인 노이즈/워메탈에서 에스닉한 분위기가 물씬한 테크니컬 데스/블랙으로 전환된 느낌이다. 여전히 광폭한 사운드지만 전작의 두서없는 악의적 소음에서 한단계 진보했다고 봐도 좋을듯(아주 약간은 악취미적인 부분이 남아있긴하다 마지막 트랙에서 귀나갈뻔). 특히 드럼이 밴드의 격(?)에 어울리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대단한 플레이를 선사하는데 역시나 Hour of Penance출신의 Davide Billia가 힘을 빌려주었다. 인간이라는 이름의 드럼머신들만이 취업가능한 그 밴드 출신이라면 충분히 납득가능한 어마무시한 스태미나.. 그다지 본격적이진 않지만 에픽한 분위기를 살짝살짝 활용하는게 어딘가 모르게 초창기 Nile같은 밴드 생각도 나게 하는데 두번째 앨범만에 이런 변화와 발전이라면 혹여 그런 야심을 품고 있을지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