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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ing Wish - Symptoms of Survival

후럴 2023. 11. 12. 16:13

포틀랜드의 Dying Wish는 캐주얼하지만 독기는 살아있는 메탈릭 하드코어와 Bleeding Through 스타일의 잡탕스러운 멜로딕 메탈코어를 적당하게 오가는 센스도 괜찮고 무엇보다 Emma Boster라는 아주 팔팔한 프론트우먼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 전반적으로 좀 산만하다는 약점 정도는 생략하고 넘어가줘도 좋을만큼 나에겐 앞날이 기대되는 구석이 많은 신인밴드였다. 만은, 데뷔작에 이어 꽤나 바쁘게 발표된 두번째 앨범 'Symptoms of Survival'은 이 밴드는 아무래도 내가 가장 바라지 않았던 방향으로 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인걸 증명하는듯한 작품이다..이 밴드 생각보다 '메탈릭 하드코어'에는 그다지 애정이 강하지 않거나 별 미련이 없고 반면에 멜로딕한 사운드와 '싱잉'에는 엄청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새 앨범은 그게 더욱 강화되었다. 거의 하드코어 버전의 Evanescence라도 꿈꾸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 암만 해도 Amy Lee의 후계자를 노리는듯한 엠마의 집착이 아닌가 의심이 들지만 뭐 하지마란 법도 없으니, 다 좋은데 멜로딕한 사운드를 주무기로 삼기엔 이들의 멜로디 센스가 상당히 유치하고 클린보컬은 그렇게 나쁘지도 뛰어나지도 않은 느낌이라는것..본인들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것의 괴리가 크다. 특히 암사자같이 표독스럽게 긁어주는 걸죽한 하드코어 보컬을 잘만 하다가도 후렴부분에 가선 기를 쓰고 노래를 하려는 엠마한테는 살짝 안타까움이 느껴질 정도..이천년대 멜로딕 메탈코어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적당히 흥얼흥얼 들을만한 앨범이긴 하지만 악독한 하드코어+프론트우먼 밴드로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입장에선 상당히 아쉬운 앨범. Walls of Jericho정도만 해줘도 열심히 빨아줄 요량이었는데 삼천포로 가버리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