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rnhill - Heroine
신기할 정도로 언제나 맘에 쏙 드는 밴드만 쏙쏙 찝어주시는 '탁탁'님의 픽 치고 호주의 Thornhill은 조금 미묘한 구석이 있다고 할까, Deftones/Muse의 강한 영향력이 느껴지는 젠트/메탈코어/얼터너티브메탈 정도로 정리해볼수 있는 사운드는 분명 일전에 좋은 인상을 받았던 Loathe와 닮은 부분이 있었고(특히 더 그럴수밖에 없는게 두 밴드 다 Jens Bogren이 마스터링을 했다) 오히려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소 산만한 느낌의 Loathe에 비해 이 밴드는 아주 깔끔하고 파퓰러한 톤을 내면서도 연주적 묘미를 더욱 살린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만은.. 뭐랄까 아무래도 명백하게 이런 부류의 상위호환이 존재하고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것. 특히 내가 먼저 들었던건 데뷔작인 'The Dark Pool'이었는데 Shadow of Intent의 본체인 Chris Wiseman의 본진인 젠트코어 밴드 Currents같은 경우가 이미 이들과 흡사한 사운드를 구사함과 동시에 더욱 완성형의 형태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는것..훨씬 진중한 방향이지만 약간 틀어보면 Vola같은 밴드도 있고..물론 나는 Vola도 Currents도 그닥 입맛에 맞진 않는다. 뭐 보컬이 너무 무미건조해서..멜로디를 너무 미국 하이틴 팝송마냥 쓰는게 짜증나서..같은 시시껄렁한 이유지만.
해서 서론이 드럽게 길었는데, 이 밴드 진짜 재밌는건 요 두번째 앨범인 'Heroine'이었다는것. Dark Pool의 젠트/멜로딕 메탈코어적인 사운드 역시 좋았고 연주자적 면모를 가지고있는 꽤 괜찮은 신인의 등장이었던건 틀림없었지만 그걸 우직하게 갈고 닦는건 글쎄 조금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 이 밴드는 본인들의 파퓰러한 멜로디감각을 최대한 살리다못해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었던 Placebo와 같은 '관능적'인 락밴드의 도회적이고 데까당스한 맛을 재현하는 선택을 한다. 기존에도 Muse/Deftones와 스타일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던만큼 크게 무리한 도전은 아니었고, 놀랍게도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가지고있던 청키하고 차가운 톤과의 조화도 좋고 무게감 좋은 메탈릭한 사운드가 굉장히 쿨하게 들리는데다 뭔가 '메탈밴드'라는 의식에서 벗어나서인지 앨범 전반의 완급조절도 더 섬세해진 느낌.. '본인들의 것이 너무 없다'는 볼멘소리도 넷상에서 더러 보이지만 글쎄 현시점에서 이 밴드의 포지셔닝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탈 메탈'한 밴드들은 원래 욕을 좀 먹기 마련. 오히려 내가 좀 아쉬운건 이 컨셉으로 가기엔 이 밴드, 많이 촌스럽다..얼굴은 어떻게 안되도 스타일은 훨씬 살릴 필요가 있어. 이제 메탈밴드 하던 감각으로 다니면 곤란하다. 보컬도 기교가 꽤 늘은 느낌이지만 더 깔롱지게 불러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