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er Heaven - Infinite Psychic Depths
'데스메탈 리바이벌'같은 표현을 굳이 빌지 않더라도 레트로한 갬성의 젊은 데스메탈 밴드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현상은 딱히 한시적인 붐이라기보다 이제 이러한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북미권 익스트림 메탈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는듯한 느낌이다. Morbid Angel/Suffocation/Cannibal Corpse/Terrorizer/Autopsy/Incantation 등의 굵직한 올드스쿨 선배들을 충실히 복각하지만 펑크/모쉬핏 그루브를 자연스럽게 가미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를 살리는게 요즈음 사운드의 특징적인 부분이 아닌가 한다. 뭐 그런만큼 진지함이나 음험함은 조금 떨어지긴 하는데 어쨌든 이런 식으로라도 신예밴드를 활발히 만나볼수 있는건 데스메탈팬에게도 나쁘지 않을뿐더러 대체로 골치아프고 엄근진한걸 꺼리는 느낌인건 MZ한 뮤지션들의 공통적인 부분같기도 하다. 펜실베니아의 Outer Heaven도 전형적인 데스메탈 리바이벌군의 밴드의 공식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밴드인데 전작 'Realms of Eternal Decay'는 사실 크게 흠잡을데는 없는 괜찮은 작품이었고 실력있는 밴드였음을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뭐랄까..그냥 이 밴드는 잘하는데 재미는 없는 평범한 밴드였다. 즐겁게 들을만은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않는..
헌데 5년만의 신보 'Infinite Psychic Depths'는 조금 다르다. 캐나다 데스의 파워하우스 Tomb Mold의 Derrick Vella가 새 멤버로 가세했고 명 엔지니어 Greg Wilkinson이 마스터링/믹싱을 맡아 상당히 꺼끌하고 타격감 좋은 사운드를 뽑아주었다. 전반적인 사운드의 기조는 전작과 크게 달라진건 없지만 거의 데스래쉬에 가까운 직선적이고 호쾌한 사운드인데다 뇌 비우고 대가리 흔들기 딱 좋은 저지능 그루브 또한 대폭 강화되었다. '놀기 좋은'류의 데스메탈 사운드로는 거의 한계까지 밀어붙인 느낌. 되도 않는 코스믹 호러 컨셉이나 한달은 안씻은 몰골로 추접스럽게 달리는것도 그렇고 참 뻔하다면 뻔한 B급 메탈의 클리셰를 답습하는데도 철지난 갬성을 아주 진지하게 훌륭한 퀄리티로 뽑아주니 뭐랄까 흐뭇하기 짝이 없다. 역시 감성같은거 개나 준 무뇌한 메탈은 미국밴드들이 정말 잘한다..분노 외의 감정표현이 딱히 필요없는 데스메탈을 유독 잘하는것도 여기에서 기인하는건 아닐까라고 하면 너무 미국인을 무시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