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icidal Tendencies - World Gone Mad
그런가하면 드러머 혼자 미친놈처럼 불을 뿜는 요상한 앨범도..크로스오버 스래쉬의 본가이자 명가이자 시초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Suicidal Tendencies는 허나 말 꺼내기가 민망할 정도로 그런지 광풍-메탈 사망 테크의 직격탄(아 근데 이것도 대체 언제적 얘기냐)을 맞아 비참할 정도로 빌빌대다 사실상 야채인간 상태를 유지하던 화석 밴드였는데 이 밴드가 참 안타까운게 Mike Muir가 안쓰러울 정도로 활동의지가 강해서 때려죽여도 밴드를 접을 생각이 없었던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았나 싶다. 차라리 잠시 밴드를 접고 적당히 시장 분위기가 전환될때 Exodus나 Testament같은 밴드들이 그랬던것처럼 화려하게 재진입을 노려보는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어중띠게 이런저런 시도를 하던 잡스런 앨범들로 기운만 빼다 정작 메탈이 다시 시즌이 돌아오던 즈음에 가사상태에 빠져버린 느낌..뭐 메탈코어니 뭐니 굳이 분류하자면 본인들의 직속후배쯤 될 물좋은 신인들이 한참 많은데 뭐 이들이 어지간한 퀄리티로 복귀해봐야 뾰족한 수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까운건 아까운거지..
그런데 웬걸 2010년대에 들어서 이 야채인간들이 병석을 털고 일어나 느닷없이 복귀작을 연달아서 내놓았네. 이 앨범은 심지어 드럼에 Dave Lombardo를 장착하고 나타났다. 지금은 그나마도 해체했지만 Slayer는 대체 이 드럼 잘치는 사람이 뭐가 그리 맘에 안드는건지 만만한게 롬바르도인건지 항상 조금 쓰다 짜르고 쓰다 짜르고 반복이긴 한데-아마도 인성 개빻은 케리킹 새끼짓- 하여튼 은근히 오만 밴드 장르 가리지않고 얼굴 들이미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긴 하고 밴드도 덕분에 역사상 최고 테크니션을 멤버로 얻었으니 뭐 누이좋고 매부좋고.. 앨범은 딴거없이 그냥 전형적인 Suicidal Tendencies의 사운드다. 그저 놀라운 점이라면 이 할재들 나이가 환갑인데다 대체 얼마만의 앨범인지도 가물가물한 복귀작이 전성기의 사운드를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겠다. 이 밴드 원체 멤버교체가 잦은 편이긴 했고 이제 보컬/드럼 말곤 아는 얼굴도 없는걸로 봐서 젊은 피 수혈이 좀 있었겠지만 감안해도 평균연령이 장난 아닐텐데 기운이 아직도 상당히 팔팔하다..오히려 그동안 못 놀은 한풀이를 하는것같은 에너지와 흥겨움을 뿜어내는것 같다면 오바일려나, 내용적인 면에서도 냉정히 지난 커리어의 재탕만 하고있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40년 커리어의 밴드가 15년여만에 신보를 냈다면 오히려 당연히 재탕을 철저하게 해줘야하지 않나 싶네. 밴드 전원이 미쳐 날뛰는 와중에 드럼 한명이 반차원 정도 위에서 싸이보그처럼 지랄하고 있는것도 묘하게 웃기다. 롬바르도 선생 최근엔 솔로앨범도 내고(구렸지만) Slayer끝내고 오히려 맘편히 즐겁게 지내는거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