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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ödsrit - Mortal Coil

후럴 2023. 3. 11. 17:03

이 바닥 어차피 '완전한 창작은 없다'는게 정설일진데 하물며 어지간한 하이브리드는 다 이루어진 요즘은 젊은 친구들 음악하기가 참 좆같겠어..란 생각이 드는 한편 좆도 아닌걸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부풀리는걸 보면 또 그건 그것대로 고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뭐 이모끼가 좀 있는 흔한 하코펑크를 하면서 이것은 'Emoviolence'입니다라거나.. 얘네는 또 'Neocrust'란다. Blackened Hardcore도 아니고 이건 또 뭐람 하며 강렬한 호기심에 들어봤다가 여러 의미에서 허탈한 헛웃음이 난다. 이 스웨덴 풋내기들은 연혁을 살펴보니 분명 크러스트 끼가 강한 음악을 하긴 했었다. 다만 흔히 말하는 '블랙게이즈'의 성향 또한 가지고 있었고 본인들의 의지인지 돈냄새를 맡은 주변의 영향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점점 블랙게이즈화가 심해져 본작에선 거의 Deafheaven화가 완료되었고 크러스트는 글쎄..드럼파트에서 조금 냄새가 남아있긴 하다고 해야하나. 트레몰로 리프도 쓰고 블라스트비트도 쓰고 밴드로고도 블랙메탈 같으니까 그냥 블랙메탈이라고 하면 안되나? 웃기는 소리.. 여튼 사기를 치고 시작한게 좀 괘씸하긴 한데 사운드 자체는 꽤 양질이긴 하다. Deafheaven의 팬이라면 특히 마다할 이유가 없을것이다. 초기 데프헤븐의 프로듀서인 Jack Shirley가 참여해서인지 더욱 데프헤븐처럼 들리기도 하고..입맛이 개운치는 않지만 아마 역대 데프헤븐의 카피캣 중엔 제일 잘한다고 생각된다. 장르 특유의 청량함도 살아있고 상당한 펀치감도 좋다. 데프헤븐이 사실상 가출(...)상태인 지금 열정적인 블랙게이즈 팬이라면 이걸로 시린 가슴을 달래는 것도 괜찮을것이다..한편으론 현시점에서 신인밴드가 이게 잘하는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다. 좀 더 개성있게 잘할수 있었을 밴드를 아무래도 주위에서 섣부르게 옷 갈아입히고 머리빗겨 무대에 올린 느낌이다. 최소한 본인들의 선택이고 의지라면 뭐 누굴 원망할 일도 아니니 적어도 억울하진 않겠지만.. 보컬이나 드럼이 개처럼 뜨겁게 달리는 특이점이라도 고집해서 기존의 블랙게이즈와 차이를 쭉 살리는 방향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