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G

Soulfly - Totem

후럴 2023. 2. 24. 20:26

뭐 새삼 Soulfly와 막스 까발레라의 신보가 기대되고 자시고가 어딨냐고 하면 할말없긴 한데 전작인 'Ritual'이 예상외로 상당히 괜찮은 앨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작이 특별히, 유별나게 기대되지 않게 만들던 부분들이 좀 있었다. 첫째, 50대에 접어들며 단순히 나잇살이 붙고 후덕해졌다..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몸이 불고 희끗희끗해진 막스의 몸상태, 뭐 브라질 사람들이 워낙 먹고 즐기는걸 좋아한다고는 하는데 글쎄 최근의 라이브는 상태가 특히나 처참해서 천하의 막스도 나이는 못속이는구나 싶었던것..둘째, 그리고 사실 이게 큰 부분인데 바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기타리스트 Marc Rizzo가 떠난것이다. Ill Nino를 거쳐 Soulfly, Cavalera Conspiracy에서 막스의 백업을 충실히 봐온 멤버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프록메탈에 플라멩고 기타를 접목해 후려갈기는 정신나간 기타 비르투오소였다. 솔로작들의 역사를 훑어볼때 Soulfly에 가입하던 시점이면 이미 테크닉적으로 완성단계..목구녕이 포도청이니 Soulfly정도면 괜찮은 정규직 일자리였던것뿐..이런 사람을 내보내고 Soulfly에 남은건 막스와 드럼치는 아들 Zyon 하나..이러니 기대치가 땅에 쳐박히다 못해 맨틀까지 파고 들어가는 수준인건 당연지사.

 

였는데 딱 한가지 내가 아주 기본적인것 하나를 망각하고 있던게 그 남은 뚱땡이 아저씨가 실은 그 자신이 Sepultura와 Soulfly의 본체이자 브레인 노릇을 하던 '막스 까발레라'였다는것..언젠가부터 미친듯이 다작을 하고 이미지를 많이 깎아먹기도 했지만 다작할만하니까 했다는거..근래 헤비뮤직계에서 주가를 한창 높이는 중인 Arthur Rizk를 프로듀서로 고용해 기타셔틀로도 조금 활용하기도 했는데 전반적으로 기타문제는 그냥 기타 솔로 자체를 줄여버리는걸로 간단히 해결(!)해버렸다. Soulfly의 헤비 그루브를 연주하면서도 항상 남미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이랄까, 그런 오묘함을 녹여넣는게 Rizzo의 장기였는데 이게 싹 빠지니 삭막하고 전투적인 그루브만 남는데 이게 굉장히 생경하면서도 러닝타임이 다소 짧은게 아쉬울 정도로 쿨하게 들린다. 이 나이에 괜찮은 사운드가 나온것도 사실 놀라운데 그게 이렇듯 살벌한 방향이라는게 놀랍다고 해야할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빠지고도 괜찮은 결과가 나와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신보는 '그래봐야 평범한 Soulfly의 앨범'이기는 하다. 딱 Soulfly하면 떠올릴법한 사운드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딱 그만큼만 괜찮다. 심하진 않지만 막스의 보컬도 스튜디오 버전임에도 나이가 들어가는게 느껴지고 말이다. Soulfly의 앨범들을 늘어놓고 줄을 세운다면 중상위권에 놓을수도 있겠고, 상황과 나이를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한 앨범이긴 하지만, 어차피 Soulfly와 막스 까발레라라는 브랜드는 이제 수요층이 고정에 가깝지 않을까..새로운 팬이 유입되기보단 누수되는 팬을 막는데 집중하는게 나아보이는 솔직한 현실. 아들 Zyon은 저기 포트노이댁 아들이나 친정집 Eloy Casagrande급의 게임 체인저로 보이진 않으니 Rizzo가 나간 멤버 충원을 결국 해야될거 같다는거.. 어째 앨범이 나쁘지 않은데도 앞으로의 전망은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다만 이번 앨범에서 확실히 확인한건 역시 이 아저씨 진짜 만만치 않다는거..내 인생이나 걱정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