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G

Ihsahn - Arktis.

후럴 2022. 7. 29. 20:03

지금이야 다시 열심히 음악을 듣고 있지만 대략 오년전쯤부터인가..3년 가까이 전혀 음악을 듣지 않고 지내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듣던 음악들이 그저 시끄럽기만 했고 소위 말하는 '디깅'이란 행위 자체가 몹시 귀찮아졌던것같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뭔가를 대단히 한것도 아닌데 살기 바쁘고 심신이 지치다보니 그저 생활만으로도 벅차 달리 뭘 하는게 버거웠다고 할까..이후 이런저런 큰일들을 겪으며 입이 찢어져도 '리스너'라고 우길 도리가 없는 지경까지 갔다. 그나마 완전히 끈을 놓지 못하고 종종 듣던 앨범이 정말 몇개 안되는데 특히 즐겁게 듣던게 요 'Arktis'다.

 

Ihsahn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다 각설하고 이 앨범은 커리어를 쌓아오며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고 어떤 방점을 찍었던 Ihsahn이 많은걸 내려놓고 자기 하고픈 사운드를 마음껏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Iron Maiden이나 King Diamond, Radiohead와 A-Ha, Maria Callas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취향을 가진걸로 알려진(라기보단 그냥 음악 개씹덕후..) Ihsahn이 다소 너무 갔다싶었던 전작 Das Seelenbrechen의 실험까지 끝낸 이후 오히려 편안해진 모습으로 자신이 탐닉해온 여러 모습들을 담았다. Emperor는 물론 솔로시절 유지해온 프로기한 아방-가르드 메탈 사운드의 기조를 지킬 생각도 그닥 없어보이고..째즈나 일렉트로닉스, 팝, 블랙메탈 정말 벼라별 사운드를 다소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줄줄 풀어낸 느낌인데 그게 편안하고 즐겁다고 해야하나. Ihsahn이 이정도로 힘을 빼고 곡을 썼던 전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역대 가장 엔터테인먼트적 감각을 발휘한 앨범이라 평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서늘한 갬성은 잘 살아있고 말이지..이런 곡들을 Ihsahn이 아닌 누가 할수 있으랴. 이 앨범 이후 Àmr가 한장 더 나왔고 ep도 내긴 했지만, 어째 Ihsahn은 이제 조금 고갈되고 지쳐보인다.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한명을 꼽아보라 한다면 1초도 지체하지 않고 꼽을 귀인이니 조금만 더 힘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