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naut Pavle / Calligram
Arnaut Pavle - Transylvanian Glare
꽤나 짜증나는 놈들이 모여있단 생각을 하면서도 '그 왕국'을 들락거릴수밖에 없는게 이런 밴드를 줍게 되기 때문에..핀란드의 Arnaut Pavle은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블랙큰 크러스트를 구사하는 팀이다. 지글지글하는 그 시절 똥블랙에 D-Beat를 맛깔나게 비빈 느낌이랄까.. Darkthrone의 초기작들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는데, 펑크적인 성분을 언제나 가지고 있었고 Punkthrone으로 불리울 정도로 노골적으로 성향을 드러내던때도 있었지만 항상 클래식 헤비메탈이나 둠의 요소들을 끌고와 나름의 텍스처를 빚던 Darkthrone과는 또 좀 다르다. 이쪽은 크러스트에 충실하되 심플한 로블랙의 음험함을 적극적으로 채용한 스타일에 가깝다. 뭐 말인즉슨 매우 맘에 듭니다..올드스쿨 바이브를 이 정도로 진하게 가지고있는 크러스트는 또 신선하네.
Calligram - Position/Momentum
그런가하면 이 영국 크러스트 밴드는 꽤나 현대적인 느낌의 블랙큰 크러스트를 구사하는 팀이다. 지글거리는 트레몰로 리프나 기본적인 사악함이라던가 뭐 그런 장르의 문법에도 어느정도 충실하지만 이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블랙메탈보단 포스트-블랙으로 불리우는 모던한 밴드들의 그걸 가져오는것같다. White Ward나 Der Weg einer Freiheit같은 밴드들의 째지함이나 '앳모스페릭'함 같은것들..물론 그 정도로 향취가 강한 버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간감을 살린 세련된 크러스트라는 쉽지않은 미션을 비교적 흥미롭게 소화해내는 느낌. 하지만 뭐랄까 레코딩이 너무 깔끔한건 좀 어색하게 들린다. 개인적으로 지저분한 사운드 정말 싫어하긴 하는데 이 업계만큼은 그런 꼬릿함이 맛을 살리는 요소라고 생각해서..